월 매출 천만 원, 순수익은 알바비만 못했다
첫 주문 알림이 떴던 그날 새벽의 환희는 짧았다.
그 ‘숫자 1’은 희망의 신호탄이었지만, 이내 곧 고통의 시작점이 되었다.
주문은 드문드문 들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잠을 쪼개 노트북을 켰다.
위탁 배송 시스템은 재고 부담이 없는 대신, 내 손을 떠난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주문서를 공급사에 넘기고, 송장 번호를 입력하고, 고객의 문의에 응대하는 일련의 과정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낮에는 공유 오피스에서, 밤에는 편의점에서, 나는 잠과 현실 감각을 맞바꾸며 ‘주문 처리 기계’가 되어갔다.
한 달이 지났을 때, 나는 처음으로 정산을 해보았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센터의 그래프는 제법 그럴듯했다.
총매출 1,012만 원.
스무 살 초반의 청년이 혼자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신사임당’이 말한 길이 맞았다.
역시 실행력이 답이었다.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하지만 숫자를 더하고 뺄수록 심장이 차갑게 식어갔다.
먼저 네이버 쇼핑 연동 및 결제 수수료로 약 35만 원(약 3.5%)이 빠져나갔다.
광고비로 지출한 40만 원, 월 30만 원의 공유 오피스 이용료를 제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 원가 895만 원을 빼고 나니,
통장에 최종적으로 찍힌 숫자는 12만 원이었다.
한 달 내내 하루 2~3시간씩 자며, 내 모든 것을 갈아 넣은 결과였다.
밤새 편의점에서 일해서 번 돈이 훨씬 더 많았다.
허탈함에 웃음이 나왔다.‘매출’이라는 신기루에 취해, ‘순수익’이라는 현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진짜 고통은 돈이 아니었다.
그날도 나는 공유 오피스에서 파김치가 되어 집 현관문을 열었다.
편의점 출근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 남짓.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울렸다.
배송 지연에 대한 항의 전화였다.
어머니께서 주무시는 안방에 행여나 소리가 들릴까,
나는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차가운 아파트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수화기 너머의 고객은 쉴 새 없이 분노를 쏟아냈다.
나는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쪼그려 앉아 죄인처럼 그녀의 말을 들었다.
"전액 환불해드리겠습니다. 물건은 번거로우시니 돌려보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내뱉을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와 제안이었지만,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다.
전화가 끊겼을 때, 나는 땀으로 축축한 등을 차가운 벽에 기댄 채 한참을 주저앉아 있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샤워를 하고 나니, 곧장 편의점으로 출근해야 할 시간이었다.
그날 나는 단 1분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나는 그의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영상 속에서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이 처참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댓글에 누군가 답글을 달았다.
"위탁은 원래 연습 게임입니다. 진짜 돈 벌려면 사입하셔야죠."
그의 다른 영상들에서도 비슷한 말이 흘러나왔다.
위탁 판매의 낮은 마진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리스크를 짊어지고 직접 물건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사입' 뿐이라는 것이었다.
소위 '마진 파 내려가기'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불리는 방법이었다.
그날 밤, 12만 원이 찍힌 통장을 보며 나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 인정하고 여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이 고통이 성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라 믿고, 그들이 말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가.
내 손에 쥐어진 지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직 내가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을 뿐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