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언제나 정답을 말한다
'창의 부화팀'의 비효율을 직접 확인한 기준의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보고서 최하단에 ‘최종 개선 대상’으로 ‘창의 부화팀’을 명시하고, 우선순위를 가장 뒤로 미뤘다.
그곳에 쓸 에너지는, 지금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에 집중해야 했다.
경주마는 옆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직 앞만 보고 달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했다.
기준의 메스(med.s.s.)는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회사의 모든 부서에 파고들어 비효율의 뿌리를 뽑아냈다.
먼저, 부서 간 협업 프로세스에 존재하는 딜레이를 제거했다.
불필요한 대면 회의를 줄이고, 모든 의사소통은 실시간 데이터 공유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강제했다.
‘오해’나 ‘감정 상함’과 같은 불확실한 요소는 데이터라는 객관적인 지표 앞에서 발붙일 수 없었다.
"팀워크는 시스템이 보장하는 겁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감정 소모를 할 시간에, 데이터를 공유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십시오."
그의 지시 아래, 모든 직원에게는 개개인의 업무 성과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디지털 대시보드가 할당되었다.
커피 타임 10분은 10분만큼의 잠재적 생산성 감소로 기록되었고,
잡담 시간은 곧바로 시스템에 '비업무 시간'으로 태그 되었다.
처음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사생활 침해라는 항의도 있었지만, 기준은 숫자로 반박했다.
"귀하의 주간 생산성은 지난주 대비 12% 감소했습니다. 시스템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데이터를 개선하십시오."
냉철한 숫자의 벽 앞에서, 직원들은 서서히 침묵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비효율의 그림자가 걷히자, 회사의 모든 지표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산성은 이전보다 50%, 80%, 심지어 100% 이상 폭증했다.
영업팀은 더 많은 계약을 따냈고, 개발팀은 이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회의실의 스크린에는 기준이 처음 꿈꿨던 우상향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펼쳐졌다.
L&S 컴퍼니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기준은 회사 안팎에서 '혁신의 아이콘', '구원투수'로 불리게 되었다.
경영진은 그의 손에 더 많은 권한을 쥐여주었다.
그는 이제 회사의 모든 흐름을 통제하고 조율하는 지휘자가 되었다.
기준은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과거, 자신이 뼈아픈 실패를 경험하며 깨달았던 교훈—'감정은 시스템의 적이며, 오직 숫자로 증명된 효율성만이 진정한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그 철학이, 지금 이 거대한 회사에서 현실로 증명되고 있었다.
그는 비로소 '부의 추월차선'을 넘어 자신만의 완벽한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믿었다.
퇴근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그의 눈에 더 이상 무질서한 군중은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은 정해진 라인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서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피로감 대신 '할당된 목표를 완수한' 자들의 기계적인 만족감이 비쳤다.
로비의 거대한 전광판에는 L&S 컴퍼니의 놀라운 성장률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번쩍였다.
완벽한 시스템은, 완벽한 결과를 낳는다.
기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모든 것이 증명되었다.
마지막 오점을 지울 시간이 온 것이다.
그는 자신의 단말기를 꺼내 ‘창의 부화팀’의 박하준 팀장에게 간결한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오전 10시, ‘창의 부화팀’ 업무 프로세스 개선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숫자는 언제나 정답을 말했고, 이제 그 정답을 실행에 옮길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