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금부터 입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내빈 여러분들께 안내말씀 드립니다-

by 콩테

교무부장의 장점과 첫 신고식

교무부장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담임교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토록 큰 장점이었다니!

해당학년의 담임을 맡으면 모든 교사는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명렬표 들여다보기일 것이다.

아는 아이 하나 없지만 몇 명인지, 어떤 아이가 우리반인지 슥-한번 눈으로 읽는다.

그 다음으로는 슬슬 교실 정비사업(?)에 들어간다.

자리 배치표 만들기, 신발장, 책상, 사물함 등에 이름표 붙이기, 출석부 정리, 게시판 정비하기 등을 한다.


그리고 개학하면, 학급 규칙 설명, 학생 상담 일정 조율, 가정통신문 배부 등 담임업무와 교과업무에 허덕이며 숨 한 번 뱉으면 퇴근시간인데, 매년 개학 준비 때마다 정신없이 하던 일들을 올해는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안심할 틈은 없었다.
학교 전체 업무를 조율하고, 모든 일정을 빠르게 파악해 선생님들께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니, 오히려 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개학과 함께, 교무부장으로서의 첫 번째 공식 행사. 입학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입학식, 숨 쉴 틈 없는 하루

머릿속으로 동선을 시뮬레이션했다.

- 9:30 꽃 배달 체크 → 교장·교감 선생님께 코사지 전달→ 강당 방송 장비 점검

- 9:40 중·고등학교 재학생, 신입생 입장 → 신입생(중,고) 리허설 실시

- 9:50 외부인사 환영 및 코사지 전달 → 사회자 멘트 체크

-10:00 입학식 시작


"지금부터 2025학년도 입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긴장하면 말이 빨라지는 습관이 있기에, 며칠 전부터 시작하기 전에 처음으로 두어번 연습하고,

시나리오 문장마다 빗금을 쳐 두었다.

숨 쉬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다행히 속도 조절은 잘했지만…

아뿔싸. 진로부장님과 나만 아는 실수를 저질렀다.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교가 제창 순서.
원래 교가는 식장 내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는 게 맞는데,

"교가 제창이 있겠습니다. 교가는 1절만 부르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나는 음악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앞쪽에서 진로부장님의 손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깨달았다.

"모든 학생들은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학생들은 일어났고, 내빈들은 앉아 있었다.

식장 안이 마치 검은 옥수수알처럼, 울퉁불퉁하게 나뉘어 버렸다.

그 외에도 사소한 실수들이 몇 개 더 있었다.^^;;

역시 베테랑 부장님 눈에는 그 모든 것이 보였던 모양이다.

"다음에는 이런 부분 신경 써야 해요~ 다음에 또 사회를 보면 존칭도 신경써서~ㅎㅎ"

꼼꼼하게 기억해 두셨다가 문자로 보내주셨다. 그 세심한 배려가 너무 감사했다.


후… 이렇게 나의 입학 신고식이 끝났다.
마이크를 든 가장 큰 행사가 이걸로 끝이길, 바랬지만,



다음은 학교설명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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