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거리.
(5월의 시작은 나의 두통의 시발점이었는지도 모른다.)
5월에는 학교에도 봄바람이 불었다.
겉으로는 산뜻한 계절이었지만, 나에게 5월은 어딘가 마음을 단단히 조여야 하는 달이었다.
4월이 지나간 즈음, 업무적으로 여유가 있을 법 했지만, 새로운 업무가 다시 시작되었다.
5월 한 달간 우리 학교에서 근무하실 교생선생님과,
5, 6월 두 달 동안 근무하실 기간제 선생님도 오셨다.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 설렘보다, 먼저 드는 것은 알 수 없는 긴장이었다.
작년에는 교생실습이 학생부 업무였으나, 올해부터는 교무부 업무가 되었다.
왜 업무가 학생부에서 교무부로 바뀌었는지 궁금해 여쭤봤으나, 속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설명은 있었지만, 마음을 납득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뭐. 승진을 준비하시는 선생님이 주로 부장을 맡으며 업무를 가져가셨는데 올핸 예외구나..)
그래도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이번에는 주무부장을 처음 하게 되겠구나, 이렇게 경험을 쌓는 거겠지.
작년에도 교생선생님을 학급담임으로 만났으니, 업무 처리만 잘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다짐했다.
그러나 그 다짐 속에는 은근한 불안이 함께 있었다.
우려하는 바가 있다면, 선생님의 행동이 선을 넘는 순간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담임교사와 상의 없는 임의적인 자리 배치, 아이들에게 보이는 과격한 태도,
동료 교사들과의 지나치게 격 없는 소통으로 누군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
그리고 그 모든 상황 속에서, 담당자의 역할소홀이나 중간에서 곤란해지는 순간들 말이다.
이런 장면들을 이미 보아왔기에, 막연한 걱정이 아니라 현실적인 염려였다.
내 경험상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나는 의도적으로 ‘선’을 지키며 선생님을 대했다.
조금 딱딱하더라도, 원칙대로, FM대로 말이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식이었고, 동시에 학교를 지키는 방식이라고 믿었다.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각자의 트라우마가 있고,
한 번 생긴 염려는 자꾸 과거의 장면을 불러오더라구요.. 그래서 더 조심했고, 그래서 더 단단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마음이 몽글몽글했던 교생선생님은, 한 달 동안 나를 만나고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과 나 사이에 쉽게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미안해요..샘..
선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타인도 느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선생님과 편지를 주고받고, 여러번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그렇게 조금은 어색했지만, 조금은 진정성 있는 한 달을 마무리했다.
완벽한 이해는 아니었을지라도, 서로의 자리와 마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