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5월의 외줄타기

by 콩테

나의 5월이자 교무부장의 5월은, 결국 '인간관계'가 업무였다.

행사와 공문, 일정표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쓴 것은
선생님과 선생님 사이의 관계,
그리고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관계를 조율하고 완화시키는 일이었다.
보이지 않는 갈등을 읽고, 드러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어딘가 어긋난 온도를 맞추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자꾸만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교무부장으로서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리고 동시에,
'그 선생님의 어떤 행동이 나를, 혹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지.'

생각해 보니, 내가 그 선생님의 행동을 견디기 어려웠던 이유는 단순하지 않았다.


그 선생님의 별로인 모습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 비쳐 보였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계속 눈에 걸렸으며

한 번 상처를 받은 경험이,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단단하게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감정은 개인적인데, 공적인 일을 같이 수행해야하는 학교 생활 속에서 나는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교감선생님과 여러 번의 회식 자리에서, 또 교감실에서 회의하며 나누는 가벼운 대화 속에서

우리는 종종 둘만 남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때 교감선생님은 ‘외줄타기’라는 말을 쓰셨다.


중립을 지키는 일.

누군가의 편에 서지 않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며
객관적으로 사람과 업무를 바라보는 자리.
듣기에는 당연해 보이지만, 막상 서 보면 발끝이 떨리는 자리였다.

나는 그 말이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았다.
5월의 나는, 그 외줄 위에 서 있었던 것 같다.


...

'그 중립이 제일 어렵더라..'



어느 날, 어떤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나는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

“저 사람은 반대할 것 같아요.”

그 말은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온전히 내 추측이었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편견이 묻어 있었다.

나는 속으로 합리화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은 당연히 그렇게 반응하겠지.’


하지만 그 생각조차도, 어쩌면 나의 선입견일지 모른다는 불편함이 따라왔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생각은 하되, 밖으로 뱉어내지 말자. 아니, 토해내지 말자.


외줄 위에서는, 말 한마디도 무게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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