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부장이 뭐 하는 건데요-
뜻밖의 제안
“선생님, 음.. 선생님께 제안을 하나 하고 싶은데요. 올해 교무부장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떠세요?”
“네?! 저… 저요??? 저.. 제.. 제가...제가요?? 정말로요??”
”방학 전에 따로 와서 업무와 겸임 시수 조절에 대해 얘기했던 거 기억하시죠? 일이 많아서 조절을 부탁하셨는데, 이런 제안을 하게 되어 미안해요. 지금 학교 상황이…”
“진짜예요, 교감선생님??? 왜?? 왜… 저예요???ㅋㅋ 저… 저 맞아요?????”
(…)
이런 대화를 한참이나 나눴다. 학교의 사정도 어쩔 수 없었다. 내 위로는 이미 대부분 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내가 교감선생님이라도 된 듯 말도 안 되는 판을 짜서 제안을 해 보거나,
다른 선생님들을 열심히 추천해 보았다. 하지만 당연히 반영될 리가 없었다.ㅎㅎ
교감선생님은 나를 추천한 이유를 차분히 설명해 주셨다.
나는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이 자리가 나에게 과분하게 느껴진다는 걱정도 솔직히 말씀드렸다.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교감선생님은 당장 결정하지 말고 충분히 고민한 후 내일 알려 달라고 하셨다.
나는 혼란스러움을 안고 교감실을 나왔다.
끝없는 고민
그날 저녁.
그날 저녁, 고민하다 울면서 잠들었고, 꿈에서도 고민하느라 뒤척였다. 깨는 순간까지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정말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다. 헤어진 뒤 연애는 뒷전이었고, 학교 업무에 치여 살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 자연스럽게 주말에도 학교 가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꼭 내 워라밸을 지키며 살고 싶었고,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개인적인 삶도 챙기고 싶었다.
그런데, 교무부장이라니..!
나에게 교무부장이란? 학교 권력 서열 3위 정도? 50대 부장님들이 능숙하게 맡으시는 자리? 엄청난 기획력을 자랑하는 분, 혹은 승진을 앞둔 분들이 하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착잡한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운명의 아침
출근하자마자 호출.
교감실에 들어갔을 때 내 눈은 역대급으로 부어 있었다.
단춧구멍만 한 눈에 볼살은 퉁퉁 부어, 작은 복어가 된 채로 문을 열었다.
교감선생님 왈, “아이고.. 선생님, 잠은 좀 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