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먹으러 일본 간다.
이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농담인 줄 알았다.
설마 비싼 항공료를 내고, 많은 시간까지 들여 일본에 가서 우동 한 그릇을 먹겠다고?
그런데 알고 보니 실제로 꽤 인기 있는 여행 트렌드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우동과는 확연히 다른, 깊고 은은한 국물 맛과 쫄깃한 면발을 현지에서 직접 경험하고 싶어서다. 냉우동, 붓카케 우동, 가마아게 우동처럼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 대비 퀄리티가 높아 우동을 위한 여행이 충분히 성립한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전혀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나 역시 입맛이 없거나 따끈한 국물이 간절해질 때면, 오래전 오사카의 한 유명한 집에서 먹었던 우동이 불현듯 떠오른다. 입안에서 살살 녹던 원조 오므라이스가 생각나기도 한다.
어느 날은 동남아에서 먹었던 쌀국수가 그립고, 또 어떤 날은 이탈리아에서 맛본 피자와 파스타가 떠오른다. 뉴욕의 스테이크, 런던의 피시 앤 칩스도 마찬가지다. 음식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결국 장소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미국과 유럽의 식사는 대체로 간결하다. 메인 요리 하나에 가벼운 사이드 정도가 기본이다. 일본은 정갈하고 완성도 높은 한 그릇 요리 문화가 발달했고, 동남아 역시 빠르게 조리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음식이 많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음식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밥상 위에 여러 반찬이 오르고, 함께 나누어 먹는 방식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을 보면 비빔밥, 불고기, 삼겹살, 삼계탕, 떡볶이, 치킨(양념·간장), 김밥처럼 비교적 간편한 음식들이다. 물론 불고기나 삼겹살에는 반찬이 곁들여지지만.
그렇다면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동을 먹으러 일본을 찾듯, 오직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원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한 상 가득한 음식일까, 아니면 김밥 한 줄과 떡볶이 한 접시 같은 간단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