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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BBQ? 바비큐? 낯선 메뉴판 앞에서

세상의 주인 되기

by Jay Kang

오늘은 3. 20. 월급날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정확히 1년이고 오늘은 여기 와서 두 번째 월급을 받았다. 일을 하지 않고도 월급을 받는 것이 조금 미안해 지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직원 개인 능력 향상도 있겠지만 개개인의 능력 향상으로 회사가 얻는 이득도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낯선 유럽에 온 지도 2달이라는 시간이 가까워지다 보니 역시 새로운 세상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 설사 한두 달 만에 모두를 적응이 될 수는 없지만 이 곳 대학에서만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외출을 한다거나 대학에서 멀리 여행을 간다면 또 다른 세상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거주 비자신청을 위해 집주인에게 부탁한 서류를 받아오기위해 잠시 만남을 가진 후 돌아오던 길에 인근에 있는 바를 들렀다. 인근 마트에 갈 때마다 한두번 봤던 가게인데 자주 갈 곳도 아니고 기숙사에도 피자집이 있어 구지 이용을 하지 않았으나, 이제 조만간 이사를 오게 된다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얼굴도 비칠 겸 들러서 피자를 주문하였다. 국내에서야 내가 태어난 곳이니 주문이야 쉽지만 여기서 주문 메뉴를 보고 정확히 발음해야하는 부담감이 있다.


가게는 외부에 벤치와 탁자가 2개가 나와 있어 작은 가게로 보였으나 내부로 입장을 하자 실내는 상당히 넓어 보였다. 주말이나 붐비는 시간에는 제법 많은 손님들이 바를 이용하고 있어서 제법 음식이나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주문을 위해 외벽에 붙은 메뉴판에 10여가지 중 BBQ피자가 있어 피자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기로 마음먹었다.


가게 종업원은 큰 키에 구렛나루가 길게 자란 남자 종업원이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으며 “I want a pizza”를 말하자 일을 멈추고 나를 쳐다 보았다. 이내 종업원이 무엇을 먹을지 묻자 잠시 몸과 마음이 굳어 갔다. 마음속으로 천천히 쉽게 말하자 라고 생각했지만 긴장을 한 탓에 방금 전에 외웠던 피자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달라고 하자 벽에 붙어 있다고 직접 보라고 말한다. 마음 속으로 “나 자신이 바보같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으나 잠시 전에 정했던 피자가 보였다.

용기있게 한국식으로 BBQ 피자를 주문하자 다시 종업원이 확인을 위해 “바비큐 피자” 맞냐고 물어 본다. 내 생각으로는 BBQ나 바비큐나 같은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여기는 바비큐 피자가 여기에서 인정되는 발음인 것 같았다. 그래서 OK 라고 대답을 해주자 바로 주문이 이루어 졌다.


잠시 뒤에 안에서 먹을지 가지고 갈 것인지 묻기는 하였으나, 그 정도는 이해가 가능하여 포장을 원한다고 말해 주었고 또 나중에 이사를 오면 이용을 할 것 같아 영업 종료시간을 물었다. 종업원이 피자를 만드는 동안 가게 내부를 살펴 보기도 하고 바에서 어떤 술을 파는지 둘러 보았다.

바에는 위스키, 진 외에도 여러 가지를 팔고 있었으나, 평소에 내가 술 그것도 양주에 대해서는 조예가 깊지 않아서 실내 사진 몇 장만 찍고 주문해 나온 피자를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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