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의 기원 > - 서은국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 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저자: 서은국
출판: 21세기 북스
최초 발행: 2019.01.28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 행복의 기원 >은 행복을 생존과 연관 짓는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고, 행복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생존을 할 수 있도록 뇌가 진화했다.
동물 중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인 행복을 가장 동물적인 욕구인 생존과 엮는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결국 인간은 쾌락에 의해 움직이고 행복에 의해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하나는 유전이고, 둘은 문화다.
행복은 50%가 유전이라고 주장한다. 염색체에 행복이라는 유전자가 있는 것은 물론 아니고, 여러 가지 특성 중 '외향성'과 행복은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
행복은 생존을 위한 부산물이다. 인간은 생존이 목적이기에 우리는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부터 쾌락과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기를 먹을 때, 이성과 관계를 맺을 때 쾌락을 느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면 왜 외향성이 이런 행복과 연관이 되는가.
인간은 호모사피엔스 시절부터 인간관계를 중요시했다.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무리와 어울리고 서로 간 신뢰가 있어야 사냥 갈 때 남은 가족을 맡기고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얻어먹을 수 있지 않겠는가.
최근 발달한 인간 문명은 인간 존재해 온 기간을 생각하면 아주 짧다. 그렇기에 우리 뇌 속에 박힌 유전자는 과거의 본능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 물론 원하는 상대와 대화를 할 때이다. 부장님께 이끌려 강제로 3차까지 술잔을 부딪히며 이야기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을 만나는 과정을 어려워하지 않고 즐기는 '외향적'인 사람이 행복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방 안에서 유튜브를 볼 때 행복을 느끼는데, 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저자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예시로 꺼낸다.
외향적인 A 씨와 내향적인 B 씨 모두 행복이라는 정상을 향해 등반을 한다. 어떤 기질을 갖고 있던 두 명 모두 정상을 찍고자 하는 목표는 동일하다.
그러나 외향적인 사람은 맨 몸으로 등반을 하는 한편, 내향적인 사람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산을 오른다. 사람을 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내향인은 더 큰 어려움을 안고 출발을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만나야 하며 외향성을 타고나지 못한 부류의 사람은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로 순간의 즐거움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사람을 만나야 한다.
행복은 문화에 의해서도 큰 영향을 받는다.
국가의 문화는 크게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로 나눌 수 있다.
개인주의는 개인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해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집단주의는 개인이 속한 집단에서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개의 문화 모두 장단이 있다. 개인주의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이 넘쳐날 수도, 집단주의는 개인의 의견이 묵인될 수 있다.
다만, 행복의 관점에서 본다면 개인주의 문화가 행복한 삶을 사는데 더 도움이 된다.
행복하려면 당당함이 필요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수할 수 있어야 하고 밀어붙일 줄도 알아야 한다. 기준은 나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아무리 좋지 못한 경험이었다고 해도 내가 좋으면 그런 거다. 나의 경험이 남의 말에 의해 크게 흔들린다면 참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런 경향은 집단주의 국가에서 잘 나타난다.
집단주의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또 그렇게 하도록 서로 압박을 준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는 문화도 발달한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보다 남들이 좋다고 할만한 행동을 하며 인정받기 위해 행복해 보이는 사진과 영상을 SNS에 업로드한다.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닌 행복해 '보이기' 위해서.
이처럼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개인의 많은 부분을 투자하면 결국 내 행복을 남에게 위탁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당연히 행복해지기 어렵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예시를 적어본다.
미국인 집단 A와 한국인 집단 B가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행복했었던 여행 경험에 대해 적어달라고 요청받았으며 이는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을 하는 일반인에게 전달되었다. 이는 다시 A, B 집단에게 공유되었으며 이들에게 자신의 여행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적게 하였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부정적인 반응을 받았을 때, 미국인 집단과 한국인 집단의 반응이 차이가 컸다.
미국인 집단은 여행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크게 변하지 않은 한편 한국인 집단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쉽게 말해 미국인은 남이 뭐라고 하던 자신이 좋으면 그만인 것과 달리 한국인은 '내가 착각하고 있나?',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이 좋아했던 여행 이야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참 안타깝다. 자신의 즐거운 경험이 생판 모르는 남에 의해 이렇게 희석되다니. 나도 그런 편에 속해 내 행복을 남에게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 행복의 기원 >은 짧지만 재밌는 인사이트를 전달해 주는 책이다.
행복을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네가 목표로 잡고 있는 행복이 정말 무엇인지 알고는 있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우리는 막연하다. 나조차도 행복하고 싶지만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모르니 말이다. 그래도 행복을 목표로 잡는다.
이 책 덕분에 행복이라는 게 뭔지 조금은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이를 쟁취하려면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하면 될 것이다.
-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