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핑킹가위 Jun 20. 2024

개꿈 꿨어요

완전히 잊기 전에 빨리 기록합니다. 작년에 꿈에서 본 내용인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개꿈입니다.


'곰돌이 푸'에는 꼬리로 용수철처럼 뛰어다니는 호랑이 '티거'가 나온다. 꿈에서 티거는 만화와는 달리 하얀 호랑이다. 티거엄마랑 둘이 살았는데 티거꿈은 농부가 되는 거였다. 엄마는 티거가 수영이나 요트 선수가 되기를 바랐다. 왜냐면 티거와 그의 엄마가 사는 집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너 왜 농부가 되려고 하니? 우리는 바다에 산단다. 농사를 짓고 싶어도 밭이 없어. 그러니 수영이나 요트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게 좋겠다."

티거는 대답했다.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


그리고는 자기 꼬리를 따라서 뱅글뱅글 돌다가 녹아서 팬케이크가 되어버린 어느 동화의 호랑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더니 바닷가에 밭을 만들어냈다.


"이것 보세요. 이제 됐죠?"

"하지만 너는 농사짓는 방법도 모르잖니?"

"잠깐만요. 보여 드릴게요."


티거는 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몸놀림으로 밭에 이랑을 일구더니 뭔지 모를 씨앗을 심었다. 이번에는 천천히 움직였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심는 모습이었다. 티거 엄마는 티거가 씨를 뿌려 놓은 밭을 지켜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기 이 부분 봐라. 일정한 간격으로 심으려고 노력한 건 알겠지만 여기는 안 심고 그냥 지나갔네? 역시 넌 농사보다는 수상 스포츠가 더 어울리겠다."

"잠깐만요. 실수가 아니에요. 여기 보세요. 제가 씨를 심지 않은 이곳은 꽃이 피어 있잖아요. 어떻게 그 위에 씨를 뿌릴 수 있겠어요?"


엄마는 티거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티거는 백호가 아니라 색깔을 가진 호랑이로 변해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허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