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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준기 Apr 09. 2021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새끼를 많이 낳았어요.

엄지손가락이 아팠던 이유

그녀는 강남에서 한정식 집에서 일을 하신다. 아마 운영을 하시는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 아플만한 부위는 다 가지고 계시다. 목 통증, 허리 통증, 무릎 통증, 손목 통증까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으시다. 


"선생님 저는요, 허리를 숙이고 세수하고 있으면 너무 아파요"

"바닥에 앉아 있을 때에도 가운데 부분이 아파요. 근데 숙이거나 젖힐 때는 아프지 않아요." 


"아 그럼 숙이고 유지하실 때 불편하신 거네요? 전반적인 근력이 약해지셔서 아플 거예요."

"근육을 풀고 허리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강화시키면 괜찮을 거예요."


"네, 선생님, 잘 부탁드려요."


여느 때와 같이 한 번, 두 번 시간이 지나고 허리 통증이 완화되어 갈 때쯤 환자와 이야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왜냐면 평소에 말이 없기도 하고, 굳이 불필요한 이야기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환자와의 라포'rapport'를 위해서 라면..


"선생님 제 아들이 여기 원장님 한테 수술을 2번이나 받았어요, 허리가 나 때문에 아픈가 봐.. 나도 허리가 안 좋은데 유전인가 봐요."


"아 그래요? 다른 자제분들이나 아버님은 허리 괜찮으세요.?


"네, 저랑 제 아들만 그래요"


"운동은 좀 하시나요?


"아뇨 하지 않는 거 같던데.."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수술을 2번이나 했는데 운동을 안 하는 것은 또 수술을 하겠다는 굳건한 의지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또 다른 자식이 있다. 바로 물고기들 


그녀는 물고기를 키우면서 새끼를 많이 낳아 분양도 많이 해줬다고 한다. 심지어는 분양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물고기? 나도 한 번쯤은 키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된다.


"선생님, 제가 손가락이 너무 아픈데 낫질 않아요. 근데 이유가 뭔지 한 번 생각해봤는데 제가 물고기 새끼를 이번에 많이 낳았어요."

"근데 그 조그만 새끼들이 원래 물고기 밥은 너무 크니까 제가 손가락으로 문지르면서 줬거든요. 그거 때문에 엄지손가락이 이렇게 아픈가 봐요.. 너무 세게 문지르고 넣어줬나 봐."


"에? 물고기 밥을 그렇게 손으로 문질러서 잘게 잘게 준다고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다른 숟가락이나 조리용 망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급한 대로 손으로 문질러서 준 것이다. 하지만, 나의 기억으로는 물고기 밥은 꽤나 딱딱한 성질이었던 것 같은데..



"통증은 생각보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생기기 마련이에요, OO님. 그러니 다음부터는 빻는 도구 있으시면 그걸로 이용하시고, 비닐팩에 넣어서 숟가락이나 망치로 빻으세요."


"아유 제가 너무 귀찮아서 그냥 해버렸어요. 다음에 그렇게 해야겠네요."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통증들은 '귀찮아서' 생긴 일들이 많다. 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내가 일을 안 하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바로 다른 사람이 일을 해야 한다. 우리 인체도 마찬가지이다. 허리를 숙일 때 고관절을 쓰지 않으면 허리에서 움직임이 많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허리를 숙이다가 삐끗하는 부분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귀찮아서 했던 동작이나 움직임들은 곧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우리 신체 나이는 높아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서 도구를 이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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