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지도>4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단 말인가?"
-시애틀(Seattle) 수꾸아미쉬(Suquamish)의 추장이
땅을 팔라는 미국 대통령에게 쓴 편지 중에서.
2006년쯤인가요, 그때 저는 집 앞 카페에 있었습니다. 집에서 글이 써지지 않으면 나가 노트북을 펼쳤던 곳이지요.
제 주위엔 저보다 어려 보이는 젊은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그들의 대화 소재는 모두 같았습니다.
"우리 아파트 얼마나 올랐대?"
"일주일 사이에 3천이 뛰었어."
"저기, 분당은 더하다는데?"
"그쪽에 하나 더 살까 봐."
순간 돋는 소름에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아파트가 오르면 그 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왜국에서 들어오나요? 하늘에서 떨어지나요?
제 눈엔 모두 남의 것을 빼 내 것에 더하려는 거대한 노름판에 들어간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그때와 같은 상황을 접했습니다. 그때보다 오르는 금액은 몇 배 커져 있더군요. 뉴스에서 접하는 치솟은 아파트 가격대를 보면 아찔합니다.
2006년보다 더 오래전, 수꾸아미쉬 추장의 편지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때 받은 감동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헤이다(Haida) 인디안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땅을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로부터 빌려 온 것이다."
뛰는 집값에, 없는 일자리에, 미래를 포기해버린 우리 젊은 세대의 삶을 우리는 빼앗아 버린 건 아닐까요?
경제를 몰라서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런 제 생각을 자본주의에 맞지 않는 어리석고 부족한 사람이 공자왈 맹자왈 한다, 비난할지도 모르겠네요.
가끔 아는 지인들에게 이런 제 마음을 표현하면 비난 섞인 삐딱한 표정을 답으로 받습니다. 이해합니다. 저 또한 먹어야 하고, 자야 하고, 입어야 하고, 자식을 키워야 하는, 돈이 필요한 동물 사람이니까요. 당연히 돈을 벌려 노력합니다. 아껴 저축하며 미래의 불안에 대비합니다.
필요한 제 영역 안에서, 꼭 필요한 행위로 사는 동물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처럼 불필요한 것들에 욕심내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나를 이루는 많은 인연, 하늘과 땅과 우주의 연결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그 마음으로 남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 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인디언의 세계관에 경의를 표합니다.
사진 : 19년 뉴욕 인디언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