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만

<‘오늘’ 마음지도>5

by 이기담

"오늘은 그냥 오늘만 살기

이 순간은 그냥 이 순간만 살기"



눈을 감습니다. 내 코를 들락거리는 날숨과 들숨을 느껴봅니다. 오직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이 순간’만 있네요.


순간, 이 사실을 안다는 마음을 타고 좀 전 내가 끼어듭니다. 순간이 사라집니다. 좀 전의 내 생각을 타고 과거가 다시 끼어듭니다. 마음이 맺힌 과거를 물고 늘어집니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 묶여 있습니다.


스무 살이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 삶은 지금, 순간의 작은 점들이 시간이라는 선 위에 무수히 찍히는 점들의 연결이구나.


지금 생각합니다. 그건, 태어나 살아가는 시간을 인식을 이해하기 위한 나름의 생각 방편이었구나. ‘현재’는 오직 ‘지금’ 이 ‘순간’밖엔 없구나.


하지만 어떡합니까. 태어나 죽는, 시간이라는 우주 물리적 조건에 사는 생명체 사람인 것을요. 과거의 인식 없인, 과거의 나에 대한 통찰 없인, 현재도 미래도 살아가기 힘든 사람인 것을요.


글을 쓰니 마음이 과거를 물고 늘어집니다.

마음이 생각에 묶여 끌려다닙니다.


그 생각을 끊고 창 밖을 봅니다. 봄이 오고 있네요. 작년 삽목 한 천리향 작은 잎에 꽃이 폈습니다!

그 꽃을 바라보다 꽃을 보는 ‘지금’에만 집중해봅니다.


비록 순간일지라도

아, 자유롭네요.


사진 : 22년 오늘, 베란다 화분에 핀 천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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