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은에 10kg이나 투자했던 이유.
자본주의 생존기 1-18
실물 은에 투자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괴(Silver bar)를 직접 볼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직접 투자를 하면서 처음 보았으니 말이다.
금괴 만큼은 못할지라도, 은괴도 생각보다 아름답다.
처음 구매를 하고나서 한참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아름다움이 과거 인류가 금과 은를 돈으로 채택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왜 실물 은에 10kg이나 투자했었는지 당시의 생각을 공유하려 한다.
은은 고유한 매력을 지닌 금속이다.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서도 그렇다. <나는 왜 실물 은에 투자하게 되었나?>
사실, 오래 전부터 귀금속 투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다.
인플레이션을 대비하는 보험성 자산으로는 귀금속이기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안에 대량의 귀금속을 직접 보관해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부담스러웠다.
결정적으로 실물 은 투자를 결심한 것은 2020년 초 코로나가 처음 창궐하던 시점이다.
지금 돌아보면 기우였지만, 코로나 초기에 나는 세계경제가 정말 침몰할 수도 있다는 공포에 빠졌었다.
환율의 급등과 주가의 폭락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지만,
출퇴근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장면을 생전 처음 목도하였을때
결국 큰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지금은 오히려 마스크 안 쓴 사람이 있으면, 공포를 느끼니 참 아이러니 하다.)
그래서 모든 경제가 무너저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대상인
귀금속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왜 귀금속의 왕인 금이 아닌 은에 투자를 했느나고 묻는다면
더 높은 수익률과 보관 안정성 때문이라 답하겠다.
1. 수익률 측면
역사적으로 은이 금보다 가격의 변동성이 훨씬 더 크다.
은은 금에 비해서 하락기에는 더 빠르게 가격이 떨어지고
상승기에는 더 가파르게 가격이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내가 은에 투자했던 2020년 초에는
은이 금에 비해서 역사적으로 가장 쌌던 시기이다.
일반적으로, 은의 저평가 여부는 금과 은의 비, 즉 금은비로 측정한다.
당시에는 금은비가 120 이상으로 역사적 최고가를 갱신하였다.
즉, 금 1kg을 사기 위해서는 은 120kg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50년 평균 금은비는 약 60이다.)
이는 은이 상당히 저평가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사회가 혼란에 빠져, 모든 사람들이 귀금속을 원하는 시점에서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은이 수익률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다.
2. 안전성 측면
국가적 비상사태에서는 정부가 개인의 사유재산을 침해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금융자산은 두말할 것도 없이 내 재산이 아니다.
무기한 동결되거나 심지어 몰수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선물 금과 은 같이, "장부 상에 존재하는 금과 은"은
금융자산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실물 은의 확보가 당시의 내 투자목적에 부합했다.
한편, 경우에 따라 집안에 보유한 실물 금마저도 안전하지 못하다.
1933년,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조차 개인의 실물 금 보유를 법으로 금지한 사례도 있다.
반면, 실물 은의 경우 아직까지 몰수 사례가 없다.
은은 다른 귀금속에 비해 무게 대비 그다지 많은 가치를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은 70kg이 금 1kg보다도 싸다!)
심지어 도둑이 집에 들더라도 은괴를 훔쳐가려면 고생을 꽤나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금이 아닌 은이 보관 측면에서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당시에 은괴 투자는 처음이기도 했고, 보험적인 성격이 강했다.
따라서 높은 투자 비중을 싣기에는 부담스러웠다.
많은 양을 사게 될 경우 보관 장소와 훗날 처분의 문제도 걱정되었다.
고민 끝에, 실버 바 10kg을 약 700만원(1 kg당 70만원)에 구매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정말 싼 금액에 구매를 한 것이다.
(현재 10kg의 실버바는 약 1000만원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나의 실버바 투자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실버바 투자를 포기한 이유"를 공유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