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뼈대 영어로 득 본 한 사람

by Sia

영어 단어의 의미에 기반한 영어 독해가 아니라 영어 단어 성분과 문장 구조로 영어 독해하는 내 나름의 방법을 구안했다. 그리고 그 이름도 뼈대 영어라고 지었다. 내가 생각해 낸 것이 아닐 만큼 이 영어 독해 방법의 효과가 너무 좋아서 얼만 전 룸메 쌤에게도 열을 내고 설명해 주었다.


오늘 룸메 쌤을 학교 캠퍼스에서 만났다. 그리고 우연찮게 또 뼈대 영어를 이야기하다가 가슴 떨리고 벅찬 이야기를 들었다.


"전번에 그 방법에 대해 한 시간밖에 듣지 않았는데 그대로 글을 읽으니까 독해가 훨씬 더 빨리 되는 것 같더라고요."


벅찬 가슴을 애써 손으로 가라앉히면 물었다.

"정말요? 왜 더 빨리 읽어지는 것 같아요?"


그 전에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단어 의미를 찾아서 알아야지만 해석이 됐단다. 하지만 지금은 단어의 의미를 몰라도 단어가 문장에 쓰인 성분만 파악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효과를 봤다는 것을 왜 진작에 얘기하지 않았냐고 죄 없는 룸메 쌤을 나무라며 입이 귀에 걸리도록 미소 지었다.


지구상에 사는 한 인간의 영어 공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는 것에 나 자신이 너무 뿌듯해졌다.


뼈대 영어 읽기 방법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대학생들에게 알려주고 그들의 영어 독해 실력의 향상도를 측정해 보고 싶다. 그러면 이 방법이 한국사람에게만 먹히는 게 아니라는 게 증명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국 원어민들에게도 이 방법을 소개해주고 싶다. (미국인들을 위한 영어 문법책을 쓰는 것이 나의 여러 가지 '어이없는' 소망들 중에 하나이다.) 만약 이 모든 일을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면 난 단군의 건국이념을 실천할 수 있게 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말이다.


글쎄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김칫국부터 퍼마시고 있는 상황 같다.

뼈대 영어로 득 본 한 사람을 만난 것만으로 충분히 기쁘다. 영어의 첫 관문인 영어 동기 부여는 아직도 한국인들에게 너무 높다. 영어의 '영'자만 들어도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 한국인들이 쉽게 영어공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노란 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