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네번 가는 중학교가 봄방학이다. 이번주는 일주일 내내 집에서 방콕중이다. 할일은 무지 많은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것 저것 읽고 글 써서 제출해야 하는 것도 있고, 읽어야 할 책과 논문은 산너머 산이다.
아침 9시부터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잠깐 한번 화장실 간 것 빼고, 4시까지 컴퓨터와 눈 싸움했다. 결국 너무 지쳐서 소설책을 읽으면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요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Apples Never Fall이다
이 책을 읽다가 갑자기 브런치에 올리고 싶은 문장이 나타났다.
He could talk the hind legs off a donkey.
Joy가 어느날 사라졌다. Joy의 네 자녀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Joy의 노트북에서 그녀가 쓴 회고록을 읽는 상황이다. Joy는 자기가 무척 좋아했던 외할아버지가 많이 엄청 많은 남자라고 소개한다. 말이 얼마나 많은지 He could talk the hind legs off a donkey.라고 썼다.
talk라는 동사는 보통 자동사로 많이 사용한다. 자동사라는 의미는 뒤에 목적어가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모든 자동사들이 가지는 기본 의미는 "주어가 스스로 동사행동을 한다"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다. 타동사는 뒤에 목적어가 나와야만 한다. 모든 자동사들이 가지는 기본 의미는 "주어가 목적어를 가지고 동사행동을 한다"이다.
그렇다면 He could talk the hind legs off a donkey에서 주어는 he이고 목적어는 the hind legs, 동사는 could talk이다. "외할아버지(he)는 당나귀 뒷 다리를 가지고 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게 대체 뭔 소리인고???
그렇다. 영어는 그냥 단순히 단어의 뜻만 가지고 해석하면 저렇게 뚱단지 같은 의미가 나올때가 있다. 영어가 문장의 문법적인 구조로 "말"한다는 것을 모르면 저런 문장을 이해하는게 쉽지 않다.
이 문장의 구조는 [주어 + 동사+ 목적어(명사) + 전치사 + 명사]이다. 이런 구조로 되어 있는 모든, 그렇다, 정말 모든 영어 문장은 문장에 쓰인 단어의 의미에 상관없이 모두다 같은 의미를 가진다. (단.... 동사가 움직임을 나타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말을 하는 것은 입을 "움직"이는 것이므로 움직임에 해당하는 동사라고 할 수 있다.)
그 의미는 주어가 목적어(명사)를 가지고 명사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어떻게 움직이는 지는 사용된 동사 단어의 뜻과 전치사의 뜻에 달렸다.
He could talk the hind legs off a donkey.
[그는 당나귀의 뒷 다리를 가지고 당나귀에서 떼어 (off) 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는 방법은 말을 함으로써다.]
=> [그는 말을 해서 당나귀 뒷 다리를 당나귀에서 떼어낼 수 있다.]
이 문장은 우리가 매우 익숙한 영어 문장과 똑같다.
I drive him to school.
[나는 그를 가지고 운전을 해서 목적지 (to) 학교에 갔다.]
만약에 내가 그를 목적지인 학교에 데려다 준 방식이 차로 운전한 것이 아니라 같이 걸어간 준거라면? drive 대신에 walk를 쓰면 된다.
I walk him to school.
썰매를 타고 갔다면?
I sled him to school.
자전거로 태워서 간거라면?
I bicyle him to school.
달려서 갔다면?
I run him to school.
영어는 정말 문법구조로 말하는 언어다.
문법구조로 말하는 영어에 대한 나의 또 다른 브런치를 보고 싶다면 다음을 클릭하시길. https://brunch.co.kr/@92a09f503442417/137
(이 브런치글을 끝내고 다시 Apples Never Fall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문장 구조를 또 발견했다.)
작가는 Joy가 사라지기 전에 있었던 다양한 일을 묘사한다. 어느날 아침 샤워하고 세면대 큰 거울 앞에 선 Joy는 자신의 턱에 털이 있는것을 발견한다. 안경을 끼고, 거울 앞에 바짝 기대어 쪽집게로 털을 뽑는다.
She put on her glasses,
[안경을 끼고]
leaned in close,
[거울에 가까이 기대고서]
and removed it
[그것을 (털을) 제거했다]
with one tiny violent tug
[ 한번에 작고 쎄게 잡아댕겨서]
that brought tears to her eyes.
[(그 잡아댕김이) 그녀의 눈에 눈물이 나게 했다.]
우리가 관심이 있는 문장은 마지막 부분이다. that brought tears to her eyes. 이것을 완벽한 문장으로 다시 쓰자면, One tiny violent tug brough tears to her eyes.
이 문장도 I drive him to school. He could talk the hind legs off a donkey.와 똑같은 구조이다.
주어는 one tiny violent tug이고 동사는 brought 목적어(명사)는 tears, 전치사는 to 명사는 her eyes다.
즉, "그 작고 쎈 잡아댕김이 눈물을 가지고 그녀의 눈에 까지 움직였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동사 bring은 어떤 상황이 일어나도록 어떤 일이 생겼다는 두리뭉실한 의미만 가진다. 우리말로 하면 "눈물이 났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영어는 "무엇이" 눈물을 나게 만들었는지를 저렇게 간단하고 간편하게 문법구조를 통해서 말한다. 보통 한국말은 I cried, she cried로 말할것이다. 하지만 cry는 '목소리 높여 마구마구 우는' 느낌이 있다. 여기서 Joy는 우는 것이 아니라 아파서 눈물 몇 방울 흘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