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뉴스기사 제목으로 영어공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는데, 남편이 격양된 목소리로 소리친다.
"오 보이! 이거 정말 굉장한 뉴스야. 꼭 읽어야해!"
어떤 남자가 밖에서는 중국이 미래 경제를 이끌거라고 중국을 치켜세웠지만, 뒤에서는 중국 정부 몰래 중국 자산 하락에 투자를 했다고 한다. 난 뭐 별거 아닌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세수를 다시 시작했다.
남편이 보내준 기사는 뉴욕타임즈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길었다. 보통 뉴욕타임즈는 기사 길이가 짧다. 그런데 이번거는 아니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첫문장을 읽는데, 레이 달리오라는 주식 투자 황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레이 달리오는 코로나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 광풍이 일때 여기저기에서 들어봤던 이름인데...
How does
어떻게 하나
일단, 여기서 how는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단어이다. '어떻게'가 알고 싶은것이다. 그래서 문장 제일 첫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how뒤에 나오는 것은 does... does를 문장에서 보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와야 하는것이 있다.
첫째, 주어는 3인칭으로 단수인 하나이다.
둘째, 이 문장의 시제는 현재이다. 즉, 뭔가 긴장감있고 박진감이 있는 느낌을 주는 문장이라는 것이다.
셋째, does뒤에 '영혼 빠진' 동사가 나온다. 이 영혼빠진 동사(동사원형)는 동사적 의미만 가지고 있고 문법적으로는 동사 행동을 못한다. 왜냐하면 동사의 영혼은 does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레이 달리오의 주식투자 비밀은 글로벌 경제를 보는 거시적인 시각은 아니었다. 전 세계의 정치적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도 아니었다. 수학적이고 통계적이고 과학적인 전략도 아니었다. 그가 투자의 성배를 가진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How does 어떻게 하니?
이제 주어가 나와야 한다. 원래 문장은 주어-동사 순서이지만 질문을 할때는 이 두 단어의 순서가 바뀐다. 왜냐하면 질문을 할때는 가장 궁금해서 알고 싶은 것에 해당하는 단어가 문장 맨 앞으로 움직이면서 "주어"가 주어자리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굴러들어온 돌이 안방을 차지한 꼴이다.
그러나 동사는 역시 영어에서 왕이다. 그래서 동사 그 자리를 항상 지키고 있다. 동사 자리는 항상 '영혼'이 있는 동사가 차지한다. 결국 이제 '영혼을 가진'동사가 나왔으니 이제는 안방에서 밀려난 주어가 나올 차례다.
the world's largest hedge fund
세상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가
보통 최상급을 만들때 우리는 항상 the를 붙여라라는 규칙을 귀에 못이 박도록 들어왔다. 그럼 왜 the를 붙이는 걸까? the는 보통 뒤에 오는 명사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the의 역할은 이것 말고도 엄청 많다... 여기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하나이면서 유일한 헤지펀드라는 의미를 첨가해 준다. 즉, 이 세상에는 이것보다 더 큰 헤지펀드가 없다는 말이다.
How does 어떻게 하니?
the world's largest hedge fund 세상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가
레이 달리오는 1975년 멘하탄에서 브리지워터를 설립했다. 브리지워터는 국제투자를 전문으로 하며 2022년에 가장 많은 수입을 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브리지워터의 투자 전략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달리오는 그 누구에게도 그 비밀을 알려주지 않았다. 2022년 브리지워터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수익을 내기도 했다.
How does 어떻게 하니?
the world's largest hedge fund 세상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가
really make 정말로 만든다
'영혼 빠진' 동사가 나왔다. make. 여기서는 의미만 주고 문장의 동사적 역할은 does에게 넘겨주었다.
무엇을 만든다는 것일까?
its money?
헤지펀드가 벌어들이는 돈이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의하면 브리지워터의 진짜 전략은 바로 레이 달리오라고 한. 달리오가 브리지워터의 모든 투자를 결정한다. 여기에는 거창한 시스템이나 A.I.나 성배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단지 달리오의 의견뿐.
카자흐스탄이 오일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있을 때 브리지워터는 정부 관리들에게서 투자를 얻어내기보다는 "관계"를 쌓는데 주력했다. 브리지워터가 그들에게 투자전략과 정보를 주는 대신, 그들은 브리지워터에게 카자흐스탄 오일프로젝트와 관련된 정보를 주는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 달리오의 영향력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달리오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이사장인 벤 버냉키와 친했지만, 그 뒤에 온 자넷 옐런이 브리지워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친해질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유럽중앙은행 이사직을 맡았던 마리오 드라기(2011-2019)와 친해졌다. 달리오는 드라기에게 투자 관련 정보에 대해 조언을 했다. 2010년 중반까지 달리오는 드라기에게 유럽연합에 경기부양책을 더 하라고 조언했고 이는 유럽 주식시장을 강화시켰지만 유로에는 해를 끼쳤다. 이 기간 중 브리지워터는 유로 약화에 베팅했다.
달리오의 장기 프로젝트는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달리오는 중국에 자주 다니면서 후에 중국 부수상이 될 사람인 왕치산과도 친해졌다. 그는 또한 중국이 브리지워터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요금은 달리오 자신이 중국에 다시 기부하겠다고도 하면서 중국의 환심을 샀다. 또한, 각종 미디어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의 지도자들을 칭찬했고 그들의 능력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이 중국 지도자들은 달리오의 조언을 쉽게 얻기도 했다.
달리오는 중국 경제 전망을 좋게 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중국 자산 가격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를 했다. 그것도 중국 정부가 추적할 수 없는 해외 위탁 방식으로 말이다.
2017 쯤 브리지워터의 가장 큰 펀드인 퓨어 알파가 그해 2퍼센트 밖에 수익을 내자 신뢰의 서클에 있던 사람들은 달리오의 투자를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달리오의 투자를 분석했다. (달리오의 변호사 및 브리지워터는 이런 스터디 그룹이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 결과는 달리오의 투자가 옳을 확률은 그의 투자가 잘못될 확률과 똑같다는 것이다.
에고???!!!!
결국 달리오도 나와 같은 수준의 주식 투자가였다(?!). 다만, 그의 주변에는 정치인이나 은행가 등 영향력이 있고 소수만 알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밖에.
인간관계는 정말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