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
sit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는" 영단어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다음 영어문장을 읽기 전까지...
The idea that some psychopathic traits could be positive does not sit well with everyone.
어떤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은 긍정적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 잘 앉지 못한다??
역시, 여기서는 sit이 의자에 앉다는 의미로 쓰인 게 아니다. 그러니 이제 어원사전을 들춰보자.
sit:
특정한 자세로 존재하거나 유지하다
특히 몸의 무게가 엉덩이에 실리는 자세로
어떤 것이 존재하거나 한 장소에 머무르는 것이 sit의 기본 의미이다. 머무르는데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게 그 상태 그대로 있는 것이다.
A bus is sitting outside.
버스가 움직이지 않고 어떤 장소에 정차해서 '존재하고 유지하고'있으므로 버스도 sit 할 수 있다. 방치되어 있거나 그 상태 그대로 있는 것이다.
A temple sits among the bamboos.
(절 하나가 대나무숲 속에 있다.)
The city sits on a hill.
위에 나온 세문장 모두 sit 대신 그냥 재미없는 be (is) 동사를 사용해도 의미는 비슷하다. 하지만 sit이라는 동사를 사용해서 '이미지'를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말하거나 쓰는 영어에 be 동사 am are is가 너무 많이 나온다면, 이 동사를 다른 동사로 바꿔보는 연습을 의도적으로 해보자. 그러면 '심심한' 영어가 디즈니동산 만화처럼 더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살아있는 영어가 될 수 있다.
집에서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린 것도 sit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집에 있다고 계속 같은 자세로 하루종일 있는 건 아니지만, 과장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자. 어떤 사태나 상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I sat at home all day.
(난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거렸다.)
[대부분의 일이나 작업이 진짜로 '의자에 앉아서'하는 일인 경우에는 sit이 다 쓰일 수 있다.]
어떤 공적인 지위나 위원회의 위원역할을 하는 것도 sit이다. 위원회에 가서 보통 '의자에 앉아' 그 자세로 존재하고 그것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은 이런 상황에서는 '일을 맡다, 일원이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영어는 매우 이미지 중심인 언어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 이미지 그대로 표현한다.
He sits as a temporary judge. 그는 임시 심사위원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법정이나 의회가 진행되거나 개회되는 것도 sit 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일원들이 다 함께 모여서 의자에 앉아서 토론과 논의를 하는 광경을 눈에 그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arllament sits for less than 6 months.
의회는 6개월 미만동안 진행된다 (개회한다)
The court sits next month.
공판은 다음 달에 개정한다.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 중에 가장 심장 떨리고 손에 땀이 나게 하는 일은 바로 시험을 보거나 인터뷰를 보는 것이다.
They sit for an exam.
They sit an exam. (시험을 가지고 앉는 행동을 한다)
이 두 문장 다 시험을 본다는 의미이다.
I sat in 10 interviews last week.
(지난주에 인터부를 10번이나 봤어.)
내 초상화를 그리도록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당연히 sit
I sat to an artist.
I sat to a photographer.
(초상화를 그리게 (사진을 찍게) 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왜 to라는 전치사를 사용한 것일까? to는 목표점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내가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는 행동이 화살처럼 날아가서 결국에는 화가 나 사진가에게 도달하는 것이다.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거나 알을 품는 것도 sit인데,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은, 새가 엉덩이를 데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발을 이용해서 나뭇가지를 움켜잡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쓰인 sit은 "특정한 자세로 존재하고 유지한다"라는 의미로 쓰인 것임을 알 수 있다.
The hens don't sit this year.
(닭들이 올해는 알을 품지 않는다.)
baby sit, house sit과 같은 표현 해서 쓰인 sit은 '돌보다'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sit은 과거분사이다. 과거분사는 주어가 스스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 행동을 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baby sit에서는 baby가 스스로 sit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서 sit을 하도록 당하는 것이다. 즉, 특정한 자세로 존재하고 유지하게 감시를 받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상황이나 아이디어도 sit 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떤 상황이나 아이디어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고요한 상태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나 어떤 상황이 이런 아이디어나 상황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이나 아이디어는 가만히 존재할 수 없다. sit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맞다, 어울리다, 적합하다, 조화되다, 부합하다"라는 의미가 나오게 된다. agree "동의하다"라는 단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The dress sits well on her.
(그 옷은 그녀에게 잘 어울린다.)
물론 드레스라는 옷은 우리가 몸에 걸치면 그대로 가만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면 그걸 보는 사람에게 그 드레스는 마구마구 난동을 부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옷이 그 사람 몸에서 가만히 착 달라붙어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삐쳐 나오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이다.
슬픔이나, 외로움과 같은 감정도 sit 할 수 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sit 한다는 것은 그런 감정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한 장소에 계속 그대로 머물고 있다는 말이 돼서, 괴롭힌다는 의미가 된다.
Grief sits heavily on her heart.
(슬픔이 그녀의 마음에 무겁게 얹혀있다. 괴롭힌다)
영어는 바람도 sit 한다고 생각한다. 바람의 근원이 어떤 한 장소에 앉아 있으면서 바람을 내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The wind sits in the north.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온다. 바람의 근원이 북쪽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거기에서 바람이 나와 불어오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