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가장 보기 힘든 건 해님이다. 이곳에서 살았던 지난 2년 동안 겨울은 이렇게 까지 혹독하지 않았다. 적어도 하루 걸러 하루는 따스한 햇살을 볼 수 있었다.
1월 한 달간 화창했던 날은 23일 단 하루.
사람들이 뉴욕주를 탈출하는 이유가 날씨라고 하던데 정말 실감하는 한 달이다. 울트라 멀티비타민, 비타민 D, B 다 먹어도 꿀꿀하고 우울한 내 마음은 달랠 길이 없다. 하루 8시간이 넘는 잠도 에너지 충전이라기보다는 방전이다. 물속에서 자다가 일어난 느낌은 하루종일 떠나질 않는다.
새하얀 눈 옷을 완벽하게 차려입은 나무도 전혀 아름답지 않다. 하늘을 둘러싼 회색 구름이 태양을 가로막으면서 세상 모든 것들은 아름다움을 80% 잃었다.
눈으로 가득 쌓였던 운동장이 며칠간 계속되던 비로 다 녹자 운동장은 슾지가 됐고, 캐나다 거위들은 신났다. 하지만 푸르른 하늘이 빠진 모임은 우울이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