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영어
한글로 '먹다'에 해당하는 영어는 툭하면 자동으로 'eat'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왜 한글로 '한 입 베어 먹다'를 영어로 표현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걸까? (아니면, 나만 그런 걸까?)
모든 언어는 전부 '아 다르고 어 다른데' 굳이 영어공부를 하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뭉뚱그려 단순하게 말하고 싶어 한다. 이 이상한 심보는 어디서부터 생긴 것일까?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먹다-eat'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고 사는 사람들은 언제 eat-먹다를 쓰는지, '한 입 베어 먹다'를 쓰는지 쉽게 구분해서 잘 쓴다. '먹다'는 너무 추상적이지만, '한 입 베어 먹다'는 구체적이다.
영어는 일상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묘사할 때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아는 get, come, take 등의 동사를 사용한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이런 동사를 자유자재로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런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일까?
문맥을 쏙 빼고 눈치 없이 공부했기 때문은 아닐까?
Eat 동사의 기본 의미
“음식을 소모하다, 집어삼키다, 먹다, 마시다, 마모되다, 좀먹다, 부식되다”
Take 동사의 기본 의미
“움켜잡다, 힘으로 장악하다, 손에 넣다: 접촉하다”
(1) I ate the bagel.
(2) I took a bite of the bagel.
1번은 베이글 하나를 통째로 다 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이글 하나를 통째로 다 먹어서 지금 배고프지 않아요” 아니면, “제가 베이글을 통째로 다 먹어서 남은 게 없어요.”라는 상황에서 적절하다.
2번은 베이글을 한 입 베어서 먹었고 베이글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누군가 베이글을 나에게 갖다 주면서 막 먹을 때, 혹은 베이글 맛이 어떤지 표현하고 싶은 상황에서 적절하다
I took a bite of the bagle. 이라는 표현은 a bite가 사건핵심이다. 베이글을 한 입 베어먹고 이후 다시 베이글을 먹지 않았다는 의미도 전제한다. 즉, 한 입 베어먹고 말을 계속 하거나, 생각에 잠기거나 어떤 다른 행동이 올 것임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