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문, 중문, 복합문(1)
대학원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나의 나태한 생활도 같이...

역시 집은 먹고 잠자는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하에 학기 중에도 잘 가지 않았던 대학교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원 수업이 줌으로 이뤄졌다.)
집에서 캠퍼스까지 가는 버스가 아침 일찍 3대 오후 늦게 3대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갔다. 하늘의 도우심으로 작년에 같은 기숙사에 살던 한국인 룸메 쌤도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자고 하여 거미줄 같은 나의 결심이 그나마 조금 탱탱해졌다.

캠퍼스 센터에서 같이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서 각자의 공부를 시작했다. 바로 점심을 먹은 상태라 30분 꿀잠을 자고 일어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룸메 쌤이 갑자기 질문한다.
"쌤, 컴파운드(compound) 문장 구분 어떻게 해요?"

Complex (복합문) 문장은 많이 들어보고 공부해봐서 아는데 갑자가 컴파운드 문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아 황당해서 '콤플렉스 문장이 아니라 컴파운드 문장이요?'라서 되물었다.

룸메 쌤은 방학중에 아주 저렴한 영어작문 수업을 줌으로 듣고 있다. 그 수업에서 컴파운드 문장을 공부하는데 강사가 미리 공부 좀 하라고 내준 문법 문제를 공부하는 중이란다.
이런... 소위 중학교 영어교사가 이런 영어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나의 자격지심에 괜히 영어작문 수업 강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아니, 왜 이런 걸 공부하라고 한데요? 이런 문장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뭔데요?"

나의 질문에 상당히 난감해진 룸메 쌤 왈;
"어... 그러니까 영작을 할 때 컴파운드 문장으로 쓰라고?"
난 컴파운드 문장 구분 안 하고 콤플렉스 문장만 잘 알고 잘 쓰면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영어교사로서의 무지가 확인되는 순간이라는 생각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역시 교사는 공부하는 사람이기에 다시 학생의 모드로 되돌아가서 구글과 네이버에서 컴파운드 문장을 검색했다.
컴파운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단순 문장(simple sentence)에 대하여 먼저 이해해야 한다.
정확한 이야기인지 출처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영어를 '확~~'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가 있다. 영어라는 언어를 최초로 만든 선지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영어의 가장 기본 규칙을 정했다.
바로 "문장은 주어가 1개 동사가 1개"
한 문장에는 반드시 주어 1개와 동사 1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단순 문장(simple sentence)이 창조된 이야기이다.

(1) 오늘 아침 나 계란 프라이 먹었다. [ This morning, I had a fried egg.]
(2) 어제 너 늦잠 잤어. [ Yesterday, you overslept.]
(3) 영철이는 순이 좋아한데. [Young-Cheol likes Suni.]
영어는 한국어와 달리 기본적으로 단어의 순서가 '주어' + '동사'이다 보니 한 문장에 주어와 동사가 반드시 1개라는 기본 규칙은 매우 단순해서 규칙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여기서 잠깐 중요한 사항은 (1) 번 문장 This morning은 문장의 주어도 아니고 동사도 아니라는 것이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 영어를 잘 모르던 학생들이 자주 하던 실수가 this가 문장의 주어고 morning이 문장의 동사라고 생각하던 것이다. (여기서 this morning은 문장 전체에 또 다른 의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장의 주어와 동사는 육하원칙 중에서 '누가'와 '하였다'에 해당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해당하는 단어들은 주어와 동사가 될 수가 없다.)
영어 문장은 '주어+동사'라는 규칙만 들으면 문장에 나오는 순서대로 첫 번째 단어가 주어고 두 번째 단어가 동사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This가 주어가 되면 해석할 때 This의 의미는 '이것은'이 되고 morning이 동사가 되어야 하는데, morning은 동사가 아니다. 동사가 아닌지 동사인지 어떻게 아냐고? morning이라는 단어를 공부해야 알 수 있는 거다.
morning이라는 단어는 명사이기도 하고 형용사이기도 하다. 명사일 때는 '아침'이라는 뜻을 가지고 형용사일 때는 '아침의, 아침에 나타나는'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 무조건 영어 단어에 해당하는 한글 뜻만 외우는데 이것은 영어공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반드시 이 단어가 문장에서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로 쓰이고 있는지를 같이 공부해야 한다. 영어에서 주어가 될 수 있는 단어는 명사/대명사뿐이고 동사가 되는 단어는 동사뿐이다.
[참고로]
this: (명사의 뜻을 제한시켜주는) 한정사, (명사를 대신하는) 대명사, (명사 빼고 모든 것을 꾸며주는) 부사
morning: 명사, (명사만 꾸며주는) 형용사
이 두 단어가 문장에서 쓰이는 역할을 알면 this morning이 될 수 있는 가장 멋진 조합은?
(1) 한정사 -명사
(2) 한정사-형용사 (X)
(3) 대명사-명사 (X)
(4) 대명사-형용사 (X)
(5) 부사-명사(x)
(6) 부사-형용사 + 명사
이렇게 보면 가능한 조합은 (1) 번과 (6) 번이다. 하지만 (6) 번의 경우는 반드시 this morning다음에 명사 (대명사도 아니고 반드시 명사)가 나와야 (6) 번의 조합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영어는 재활용을 매우 잘하는 언어라서 같은 단어가 명사, 동사가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예: walk-걸음; 걷다)
그리고 형용사이면서 명사인 단어도 있다.(예: happy-행복한; 행복)
On Monday mornings, we always visit my grandmother's place with a cake from the best bakery in the town.
위 문장은 단순 문장이다. 단순 문장은 주어와 동사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문장이 다 짧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영어는 주어와 동사 말고 전치사라는 놈을 이용해서 문장을 끝도 없이 길게 만들 수 있다.
전치사를 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On Monday mornings, we always visit my grandmother's place with a cake from the best bakery in town.
On Monday mornings: 여기서 on이라는 전치사는 문장 전체와 연결해주는 접착체 역할을 하고 있다.
with a cake: with라는 전치사도 마찬가지
from the best bakery: from은 바로 앞에 나온 명사 a cake을 the best bakery와 연결해주는 역할
in town: in은 바로 앞에 나온 명사 the best bakery를 town과 연결해주는 역할
주어와 동사 단 두 개의 단어로 이뤄진 문장을 계속 늘려보는 연습도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 (다시 학교에 돌아가면 중학교 아그들 이런 연습으로 세게 돌려야겠다.)
I walk.
I walk from the school.
I walk from the school of my life.
I walk from the lovely school of my miserable life in the morning.
I walk from the lovely school of my miserable life in the morning with my best friends.
이렇게 하다 보면 끝을 알 수 없는 문장도 만들 수 있다.
문장의 앞에도 전치사를 이용해서 단어를 붙여줄 수도 있다.
I walk.
With my bike, I walk.
On Monday afternoons with my bike, I walk.
그러면 문장의 앞과 뒤에 이런 단어들이 동시에 붙여지면?

문장이 아무리 길어도 주어와 동사가 한 개이면 이 문장은 단순 문장에 속한다.
On Monday afternoons with my bike, I walk from the lovely school of my miserable life with my best friends.
이게 단순 문장이라는 것이 믿기는가?
믿어진다면 영어공부 첫 관문을 잘 통과한 것이다!

아직 이 긴 문장에 머리가 뱅뱅 돌고 눈앞이 깜깜해진다면 다시 영어공부를 처음부터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하나만 하고 끝내자. 다음 문장은 단순 문장인가 아닌가?
Although groomed in the best possible way, the tycoon’s son struggled to take the business any further.
단순 문장은 문장의 주어와 동사가 하나밖에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장이 주어는 the tycoon's son이고 동사는 struggled가 동사다. 나머지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해당하는 것들 뿐이다.
"Although groomed in the best possible way" 이 부분은 주어와 동사가 생략된 것이다. 주어와 동사가 생략되었으니 주어와 동사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왜, 어떻게 주어와 동사를 생략했냐고? 이것도 썰이 길어진다. 나중에 글을 올릴 계획이니 기다려주시라. 그리고 복잡해 보이는 문장의 주어와 동사를 쉽게 구별하는 방법도 나중에 알려주겠다!!)
오늘은 단순 문장으로 끝낸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복잡해지고 경제가 발달해지면서 도저히 문장에 주어와 동사 한 개만 사용해서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들은 기본 규칙을 지키면서 한 문장에서 두 개 이상의 주어와 동사를 쓸 수 있는 규칙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