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문장 (6)

by Sia

말과 글은 위대하다. 한국어가 됐던지 영어가 됐던지 아니면 곧 사멸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어느 소수 부족의 언어가 됐던지. 어떤 말은 외롭고 상처받은 나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는지 나의 평생 죽마고우 친구보다 더 잘 안다. 물론 우리 마음을 평생 상처와 고름으로 곪아지게 하는 말도 있다. 운이 좋으면 이런 상처도 치유해 줄 수 있는 말과 글을 만난다. 책을 읽는 것은 이런 운을 긁어모으는 일이다. 지금 시작하는 이 한 문장도 누군가에는 평생 최고의 운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다음 1,2,3번에 해당하는 단어가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인지 생각해보자.


2번 단어는 ed로 끝난다. 그러면 2번은 동사가 되고 1번은 명사가 된다. ed로 끝나는 단어가 과거분사일 경우는 형용사 이지만 2번이 형용사가 되면 동사로 확실한 단어가 없다.


as는 전치사라고 생각하면 3번은 명사가 된다. as는 부사, 접속사, 대명사, 전치사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단어이다. 부사로 사용될 때는 뒤에 형용사가 나오고 접속사일 때는 뒤에 작은 뼈대에 해당되는 주어 동사가 나오고 전치사로 쓰일 때는 뒤에 명사가 나온다.


그럼 이제 문장의 주어와 동사를 살펴보자. 동사 앞에 있는 명사는 1번밖에 없으므로 1번이 주어가 되고 2번은 동사가 된다. 마지막 두 단어 as와 3번은 문장의 뼈대에 속하지 않는 부사라고 보면 된다. 전치사 + 명사는 항상 부사가 된다. 부사는 육하원칙 중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에 해당되는 단어들이다.


기능어로만 이루어진 문장 뼈대의 의미를 살펴보자.

[ 1번이 2번 했다. 3번으로써.]


Everything 모든 것이

started 시작됐다

as nothing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써


as의 어원은 '완전히 그러한'이라고 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완전히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부터 시작됐단다. 모든 인간에게 희망을 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지금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도 넌 뭔가 시작할 수 있다. 왜냐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부터 시작하니까.'


어떤 이들에게는 이 말에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도 있을 것 같다. 무언가 시작할 힘조차 없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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