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아는 영어단어는 이제 그만 ***전치사 in
이틀 연속 비가 오더니 오늘은 화창한 하늘이 눈부신 기세를 부리고 있다. 여름이라 기가 떨어져서 그런지 에너지 넘치는 여름 하늘이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하다. “넌 왜 나처럼 힘을 못 쓰니?”라고 비난하는 듯한 햇살이 두려워 집안에만 더 콕 박혀 있고 싶은 날이다.
집에 있는 날 나의 활동 반경은 집안 구석으로 한정된다. 집을 구성하는 네 개의 벽이 만든 제한된 공간 속에만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한다. 벽에 부딪치면 다른 곳으로 튕겨 안에서만 뱅뱅 도는 어느 게임 캐릭터처럼...
이 이미지가 바로 'in'이 가지고 있는 기본 의미이다. 어떤 한계 속에서 존재하는 이미지.
'in'은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내 뒤에 오는 단어가 문장의 주어 주위를 둘러싸서 주어의 한계를 정해줘'
in의 핵심은 주위를 둘러싼다는 것과 한계를 정해준다는 것에 있다. 그래서 다음 두 문장에서 전치사의 차이로 느껴지는 의미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She sat in an armchair.
그녀는 앉아있는데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안락의자야.
She sat on a chair.
그녀는 앉아있는데 그녀가 붙어 있는 곳은 의자야.
on은 어떤 표면에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라서 그녀는 chair 위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in이 쓰인 문장은 armchair가 그녀 주위를 둘러싸사 한계를 정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She opened her bag and put her diary in (her bag).
그녀는 열었어 그녀 가방을 그리고 넣었어 그녀의 일기장을 ( [ 그녀가 넣은 곳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그녀 가방이야)
위 문장은 in 뒤에 her bag이 생략됐다고 생각해야 한다. 바로 앞에서 그녀가 가방을 열었다고 했으므로 일기장을 집어넣은 곳은 바로 그녀의 가방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와야 하는 것이다. 영어는 문맥상 쉽게 눈치챌 수 있는 단어는 두 번 반복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렇게 아예 생략해 버리거나 아니면 대명사 (it, they 등)로 바꿔 버린다.( 한국말은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으면 주어도 목적어도 생략해 버리는 언어이기 때문에 이거 하나 생략했다고 영어에 화내면 안 된다.)
in의 기본 의미를 확실하게 안다면 '5분 후에 올게요'라는 말을 영어로 할 때 실수하는 일이 사라진다. 우리말 '~후'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많은 사람들이 after라고 알고 있다. 물론 after가 그 의미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after의 기본 의미는 '~의 뒤를 쫓아'라는 것이다. 즉, after 5 minutes라는 말은 5분이라는 시간 뒤라는 것인데 5분 뒤에 오는 시간은 한 없이 많다. 6분, 7분 8분 9분.... I will be back after 5 minutes라는 말은 난 확실히 5분이 지나야 만 올 건데, 언제인지는 확실히 몰라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즉, 안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늦어도 5분 내에는 올 거라는 말을 할 때는 in이 완벽하다. in뒤에 오는 5 minutes가 한계를 정해주기 때문이다. 즉 5분을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1분, 2분 3분... 4분 59초까지 다 수용하지만 5분이 한계인 것이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이야기할 때는 in을 이해하는 게 쉬워진다. 하지만 추상적인 것이 나올 때는 난감해진다.
He was trying to speak in a casual voice.
그는 말하고자 하였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둘러싸여 있다. 자연스러운 목소리.
엥? 이게 뭔 소리야?
둘러싸여 있다는 in의 기본 의미를 여기에 적용하면 약간 의미가 이상해진다. 즉, 여기서는 in의 기본 의미가 확장되어야 한다. 여기서 in이 둘러싸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목소리에 해당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다. 즉, '집합'으로 보면 된다.
서울중학교 집합은 서울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교사들로 이루어졌다. 서울중학교 다니는 철수는 서울중학교 집합의 한 원소이다. 이렇듯, in a casual voice는 자연스러운 목소리의 집합 중에 속하는 하나의 원소, 즉 하나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in의 확장된 의미는 '집합 중의 하나'로 보면 된다. 즉, "주어가 동사 행동이나 생각을 하는데, 그 하는 방법은 다양한 집합 중에 이 하나의 방법(in 뒤에 나오는 명사)이야"
I paid in cash.
나는 지불하는 행동을 했는데 in 그렇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집합 중에 하나에 해당하는 이 방법이지, cash 현금.
The machine was in poor condition.
그 기계는 존재했다. 존재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이 방법은 형편없는 상태.
앞으로 in을 볼 때는 '~안에'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버려라.
in 뒤에 오는 단어가 눈에 보이는 사물일 경우에 in은 '주어나 주어의 행동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으로 해석하고, in 뒤에 오는 단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 (존재, 생각, 행동) 일 경우에는 "주어가 동사 행동이나 생각을 하는 데 그 하는 방법은 다양한 집합 중에 이 하나의 방법이야"
in과 관련해 항상 궁금했던 것을 하나 이야기하고 끝내자.
보통 '나 집에 있어'하는 말을 영어는 I am home.이라 한다. 왜 I am in home이라 하지 않는 것인가?
모든 영문법책은, 이게 영어식 규칙이니까 그냥 외우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난 무작정 무식하게 외우는 것을 제일 못한다.
여기서 in이 찬밥 신세를 당하게 되는 것은 home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home은 명사, 부사, 형용사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1) I am in home (X)에서 home은 명사로 쓰인 것이고
(2) I am home (O)에서 home은 부사로 쓰인 것이다.
영어는 경제성을 따지는 언어이다. 더 쉽게 표현할 수 있으면 그걸 선택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집에 있다. 집에 머물고 있다. " 의 의미로 쓰일 경우에는 at이라는 전치 시가 더 잘 어울린다. at은 10점을 획득한 양궁선수의 화살촉이 머문 곳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장소인데 in 보다는 범위가 훨씬 더 좁고 명확하다. 버스 정류장 같은 장소이다. 한 지도의 보물이 뭍혀진 곳을 표시한 X 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home과 in이 아예 같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in-home entertainment, in-home care 같은 경우에 쓰일 수 있다. "이때는 집안이라는 장소 내에서 일어나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I am in home이라는 것은 내가 집안이라는 장소 내에서 머물러서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 그런 뉘앙스를 주고 싶지 않다면 그냥 I am home 하거나 I am at home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그러고 보면 in이라는 단어는 뭔가 한계가 정해진 범위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말할 때 쓰는 단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