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오리나무 이름이 특이하다. 국민학교 때인지 중학교 때인지 모르겠지만 오리마다 한 그루씩 심었다고 해서 오리나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오리마다 심어서 오리나무라니!
그때 우리 반 아이들은 그 이유를 묻지 않고 모두 웃었다.
그런데 나는 정말 궁금했었다. 왜 오리마다 심었을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일었지만 소심한 성격의 나는 선생님에게 묻지 못했다.
정작 나무는 본 적이 없었지만 그렇게 오리나무는 내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새삼 오리나무의 명칭 유래가 궁금하였다.
오리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교목으로 학명은 Alnus japonica STEUD이다.
높이가 20m에 달하며 어린 가지에 털이 있거나 없고 약간 능선(稜線)이 지며 껍질눈이 뚜렷하고 겨울눈에 자루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 모양, 피침상 달걀 모양 또는 넓은 피침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은 뾰족하거나 둥글며 2∼4㎝의 자루가 있고 길이 6∼12㎝이다.
꽃은 단성 꽃이며 수꽃 이삭은 길이 4∼9㎝로 각각의 포(苞)에 꽃이 3, 4개씩 달린다.
암꽃 이삭은 긴 달걀 모양이고 한 포에 꽃이 2개씩 달린다.
과수(果穗)는 2∼6개이며 과실은 소견과(小堅果)로 광 타원형이고 적갈색이다. 꽃은 3월에 피고 10월에 결실한다.
지구 북반구 냉온대 지역의 저습지나 산지 중간습원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는 오리나무가 유일한 종이다. 오리나무는 4개의 변종이 있는데 뾰족잎오리나무, 옹기오리나무, 섬오리나무, 털오리나무 등이다. 이중 뾰족잎오리나무, 옹기오리나무, 섬오리나무는 지리적 변종이고, 털오리나무는 어린 가지와 어린잎 뒷면에 갈색 털이 많은데 오리나무 본종과 비슷한 지역에 분포하는 변종이다. 오리나무는 우리나라 각지에서 재배되고 일본·만주·우수리·시베리아에 분포한다.
주로 왕릉 부근에 많이 심는데, 왕릉 부근이 오리나무가 잘 생육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는 생장속도가 빠르고 척박지에도 잘 견딜 수 있으므로 속성 사방 수(砂防樹)로 많이 쓰인다.
재질이 연하여 함지박·나막신 같은 목기 제조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며 수피나 과실에서는 명반을 매염제(媒染劑)로 대황 다갈색(帶黃茶褐色), 수피는 철장액(鐵漿液)을 매염제로 흑색의 천연염료를 뽑는 데 사용한다.
한방에서는 수피(樹皮) 또는 눈지(嫩枝)를 약재로 이용한다. 약성은 양(凉)하고 고삽(苦澁)하며, 해열·지혈·수렴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육혈(衄血)·변혈·장염·설사·외상출혈 등에 사용한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오리나무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한국학 중앙연구원)
한글명 오리나무의 한자 표기인 오리목(五里木)은 1921년 일제강점기에 생겨났는데,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나무를 5리(五里, 2km 거리)마다 심은 나무라는 데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명칭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별신굿을 할 때 쓰는 하회탈은 국보 121호인 안동 풍천의 하회탈은 12세기 고려 시대에 토종 오리나무로 만들었다. 탈의 고어는 ‘달’이고, 다르다 또는 닮다의 어근도 ‘달’이며, 얼굴이란 뜻도 내포되어 있다. 오리나무의 오리는 새(鳥類) 오리이고, 인간의 정신세계(얼)와의 인연이 있는 명칭이라고 볼 수 있다.
오리나무의 속명은 아누스(Alnus)로 오리나무 종류를 가리키는 고대 라틴명이다. 오리나무의 영어 명은 올더(alder)에서 볼 수 있듯이 속명과 영어명의 단어 첫머리 발음이 ‘알’과 ‘올’이다. 이는 새의 날개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말 물새의 대표 명사 오리의 어근도 올히의 ‘올’이다.
오리는 알을 낳는 새(乙, 을)를 대표하는 동물로 하늘- 인간- 땅을 이어주는 신성한 매개체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동서양의 고대 문명 흔적과 탄생설화 여기저기에서 등장하는 설화다.
오리 종류(鴨類)는 생태학적으로 겨울철새들로 어디론가 떠났다 이듬해 다시 돌아온다. 고대 사회에서 오리를 천상과 땅의 소식을 전하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매개체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리나무 [Japanese alder, ハンノキ, 日本桤木] (한국 식물생태 보감 1, 2013. 12. 30., 김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