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병꽃나무 꽃말 : '겸손'. '조용한 사랑'. '은은한 아름다움'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식당 옆 담벼락을 따라 걷다가
작은 꽃무더기를 만났습니다.
봄비를 맞으며,
빛나는 것도 아니고,
향기로운 꽃도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렸습니다.
아래를 향해 피어난 나팔형 꽃,
분홍빛에서 보랏빛으로 물드는 그 모습.
그 이름은 ‘병꽃나무’.
물병처럼 생긴 꽃이라 하여 그렇게 불린다지요.
병꽃은 수줍은 고백 같아요.
크게 웃지도 않고,
눈에 확 띄지도 않지만,
한번 마주하면
그 조용한 아름다움이 오래 남습니다.
누군가의 담장 아래에서,
또는 오래된 돌담 틈에서 피어나는 그 꽃은
봄날의 미소처럼, 은은하게 마음을 밝힙니다.
겸손. 조용한 사랑. 은은한 아름다움.
병꽃나무가 전하는 꽃말이
그 자태와 너무도 잘 어울리지 않나요?
이 봄, 그저 스쳐 지나가던 길목에서
병꽃나무처럼 조용히 인사하는
누군가의 따뜻함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