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들의 특권

길에서 주운 시 17

by another N

옆 테이블이 시끄럽다

뭐가 저리 신나는지

쉴 새 없이 재잘댄다


버릇없이

의자도 아닌

테이블 위에 떡하니 올라앉아도

누구 하나 눈길 주지 않는다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는다


작다는 건

하나의 특권

작다는 건

모든 촘촘한 형식을 벗어날 수 있는 힘


이젠,

그 누구도 욕심내지 않는 부스러기가 그들의 충분한 몫





일을 하다 답답할 때면 사무실 인근의 편의점엘 갔다. 초록잔디와 키 작은 꽃과 나무들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짧은 산책길이었다. 때마다 적당한 음료를 골라 가게 앞 테이블에서 마셨다. 서너 개의 테이블에는 당신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듯, 인근의 직장인들도 함께였다. 유난히 머리가 무거운 날에는 간단한 간식도 곁들여 오래 머물렀다. 눈을 멀리 두고 하늘과 햇살과 가로수들을 오래 응시하며 잠깐이라도 머리를 비우려 했지만 이내, 생각은 방금 전 덮어두고 온 노트북을 이미 펼치고 있었다. '기획안을 이 방향으로 계속 쓰는 게 맞나?',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할 텐데.', '이번에 섭외한 예술가 말고 더 유명한 예술가를 찾는 게 낫지 않을까?', '여태까지와는 다른 중요하고 큰 프로젝트인데...' 그때, 옆테이블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짹짹거리며 총총걸음으로 테이블 위를 오가는 참새들. 그 모습이 경쾌하고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