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하는 건 '천천히' 와 '오래'
매일 필사를 한다.
어떤 건 한글로, 어떤 건 漢子로
한글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한 페이지를 채우는 동안
지겹기도 하고, 틈새마다 온갖 생각들이 파고든다.
漢字로 된 건 힘들다.
몇 줄이라도
뜻을 찾아가, 익히고, 소리내어 읊는다.
겨우 끝내고 나면 길게 한숨이 터져 나온다.
의미를 새기고, 내 것이 되게 하려
펜에 사심을 가득 담아서 꾹꾹 눌러쓰다 보면
한 페이지에 30분은 훌쩍 지나간다.
어깨도, 손목도, 손가락도 아프다.
그런데 내가 아는 그 분은
이걸 매일 십 수 페이지씩 해 낸다.
그 강렬한 집중과 실천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참으로 위대하다.
나에게 묻는다.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몸 때문일까? 의지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 시작이라 그런 걸까?
모든 분야에는 견디고, 싹트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이제 막 시작했으니, 서툴 뿐이다.
아직은 내 '몫 만큼' 자라는 중.
무엇도 '한 만큼'과 비교할 수 없지.
하루 세 시간씩, 십 년을 하면,
어떤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된다고 했다.
일 만시간의 법칙.
첫술에 배부르랴.
비교는 금물! 내 속도대로!
나는 원래 느리고 느리지 않은가?
주제 파악부터!
아, 또 욕심이 발동 한거다.
오래된 '습'이 기어나온 거지.
그냥, 들어가!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