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ㅇㅇㅇ 부고 들으셨어요?"
"예? 아니요."
"남편이 돌아가셨대요. 후배라서 아는 줄 알았는데... 조문 가면 같이 가려고요."
"흠... 과 후배라도, 집안 경조사 챙기는 관계 아니에요. 근데 어쩌다가? 아직 젊은 나인데..."
같은 직종. 공적 사이.
만나면 인사 정도 하는 1년 후배의 남편이 가셨다는 부고를 전해 들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내가 참 잔인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는 흔히 "따뜻하다, 공감 잘한다, 감성적이다, 착하다, 섬세하다…"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선을 분명하게 긋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아는 사이였고, 일도 같이 했었는데.
어찌 그리 말할 수 있었을까.
또 흔들린다.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위선자? 이중인격자? 거짓말쟁이? 냉혈한?
그 부고를 들었을 때,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건 무엇이었을까.
애통함? 애도? 안타까움?
아니다.
나는 일단 조문 안 가는 거,
부조 안 하는 거로 구별부터 했다.
창피하다. 숨고 싶다.
사람이 죽었다.
조의를 표하고, 명복을 빌고, 슬픔과 안타까움을
먼저 떠올려야 그게 사람이지.
알든 모르든, 가깝든 멀든.
나는 대체 뭘 한 걸까.
지금까지 헛짓하며 살았구나.
마음 공부한다고, 호흡 명상한다고 떠벌리고 다니며,
꽝꽝 외치고 다녔는데…
갈 길이 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