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 있는가?
다시 일상이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건만 마음은 복잡하고 산란하다.
이쁨도. 건강도. 품격도. 우아도. 참을성도...
다다 부럽다.
부족하다, 유치하다, 이기적이다, 배려심 없다, 공감력 없다.
못난 나를 생각하면 또 가라앉는다.
그러면서도 나만의 뭔가가 있으니,
그것을 나의 매력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왔다 갔다 하는 이 흔들림. 줏대 없는 이 주장, 들쑥날쑥하는 이 기분
아직도 정체성을 세우지 못한 나의 모자람은 대체 무엇일까?
홀로 있으면 잠잠하다.
글을 쓰면 일렁거린다.
움직이면 출렁거린다.
만나면 들썩인다.
삐딱하면 요동친다.
그래서 울타리를 쳐야 할까?
있는 자리에 그저 머물러야 할까?
언제쯤 이런 '분별심'이 사라질까?
오르락내리락, 이제 그만 멈춰야 할 때가 아닐까.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는 걸까?
나를 찾아가는 길 위에서
아직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왜 이렇게 헤매는 걸까?
내가 가려는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 끝은 이렇게 가다 보면 나타나 줄까?
그러면 나는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나’를 알아보고, 만족할 수 있을까?
‘나’를 어떻게든, 무엇으로든 꼭 정의 내려야 할까?
정체성은 꼭 있어야 하는 걸까?
이 나이에 이런 고민을 하는 게 맞을까.
한심하다…
그래도, 이게 나의 결핍이자 시련이라 부르고 싶다.
정체성 없음. 중심 잃음. 방황과 분별심.
어쩌면 이게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
글을 깊어지게 하고,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나의 모자람, 나의 한심함,
‘내가 없음’을 쓰는 이유로 삼자.
없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
끝내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가다 보면… 가다 보면…
자유로워질 거야.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