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

'선택'과 '죽음'에 관한 리뷰

by 화니

어지럼증에 시달리던 내게

등허리 통증마저 잊게 만든 작품.


『은중과 상연』은 가장 미워하고 가장 좋아했던

두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15부작 드라마다.

호흡을 고를 틈도 없이,

나는 15회를 순식간에 다 보아버렸다.


결말이 궁금해서도,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도 아니었다.


장면마다 터져 나오는 그들의 감정이

너무나 솔직하고 리얼했으며,

대사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세련되어

가슴에 생생한 공감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 한켠이 푹 파여 버린 듯했다.


나도 저랬는데…
왜 그랬을까…
다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했을까…


첫 번째는 선택의 이야기다.


어린 소녀에서 낭만의 청춘을 지나

인생의 황혼에 들어선 지금,

『은중과 상연』을 통해

그 시절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드러내기 어렵고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은 감정들.

그 감정은 때로는 잔잔히,

때로는 거세게 휘몰아쳤다.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지만, 또 너무 모르면서,

게다가 자기 자신조차 모르는 두 친구의 미숙함은

결국 ‘덕분에’와 ‘때문에’로 구분된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만들어진다.

조건과 상황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 어떤 의미와 가치,

태도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세상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선택이 곧 그 사람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해왔나요?
덕분에? 때문에?


두 번째는 죽음이다.


드라마의 마지막은 조력사망을

처연하면서도 숭고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 세상으로 ‘옴’은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그 길을 선택하게 만드는 조건은,

바로 자신이 길고 오랜 시간 쌓아온 것들이다.


떠남의 얼굴은 다양하다.


작별 인사도 못 한 채 황망히 떠나는 이들,

고통에 시달리며 정신없이 마지막을 맞는 이들,

괴로움에 무너져 스스로 문을 닫는 이들,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자 스스로 선택하는 이들.


그 어떤 떠남도 결코 쉽지 않고, 아프고 두렵다.


결국, 이 말이 또 떠오른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며,
마음을 챙기며 사는 것.


그러니

지나온 길은 살 만했고

가는 길은 담담하고, 당당하고, 당연하게

맞이할 수 있음을.


답은 어쩌면,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른다.


수많은 장면과 대사가 여전히

머리에, 가슴에 꽂혀 있다.

그러나 기억의 한계로 다 풀어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다시 돌아가, 정지 버튼을 누르고,

노트에 옮겨 적으며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당신은 어떤 장면,
어떤 대사에 멈출까요?


*이미지 출처 ⓒ Netflix 〈은중과 상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