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래디에이터2>가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했다.나름 기대를 했었는데....기대에는 못미쳤다.
개봉 : 2024.11.13.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 148분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덴젤 워싱턴,코니 닐슨
극장에서 볼만하다!,화려한 CG가 만든 콜로세움 해전장면
제작비만 3억1000만달러(한화 약 431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영화다.코로나 이후 자본을 쏟아부은 스텍타클 액션 대작을 잘 볼 수 없었는데,이 영화는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만한 볼거리를 준다.
특히 3세기 로마 제국을 고증한 어마무시한 세트와 액션 연출은 대단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영화 초반 콜롯세움에서 벌어지는 코뿔소 액션시퀀스와 ‘살라미스 해전’ 시퀀스다.
특히 해전장면을 위해 감독은 실물크기에 버금가는 세트를 짓고 그 안에 물을 채워 배를 띄웠다고 한다.검투사들이 로마병사들과 해전을 벌이는 와중에 물 속에선 상어가 피맛을 기다리는 상황.극장이 아니었다면,제대로 즐길 수 없는 장면일 거다.
그런데 , 시각적 만족감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다.
엉성한 서사 속 공감 안가는 캐릭터들 ...아쉬운 배우들의 능력치
문제는 ,서사가 뚝뚝 끊기고 비약이 심하다는 점이다.
속편은 전편 <글래디에이터>(2000)의 주인공이었던 막시무스(러셀 크로우)가 콜로세움에서 죽음을 맞이한 뒤 20년 후의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로마의 영웅이자 최고의 검투사였던 막시무스가 죽음으로 지킨 로마는 멸망 직전이다.쌍둥이 황제의 폭정 아래 시민들은 굶주리고 절망 속에 살아간다.이 때 로마군에게 패하고 아내마저 잃은 루시우우스(폴 메스칼)이 전쟁 포로가 돼서 나타난다.강한 권력욕을 가진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이 그를 눈여겨 봐 검투사로 발탁한다. 영화 중반부쯤 가서 루시우스의 출생의 비밀(혈통)이 밝혀지면서,루시우스는 마크리누스가 쌍둥이 황제를 조종하면서 누리려던 권력에 맞서 싸우게 된다.
그런데,전편으로부터 이어지는 서사가 마치 막장극처럼 뚝뚝 끊기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느닷없게 느껴진다.그러다보니 인물의 심리 또한 얄팍하고 깊이없이 그려진다.
특히 덴젤 워싱턴이 연기한 마크리누스 캐릭터는 가볍고 모호하다.마크리누스는 어쩌면 루시우스보다 분량이 많게 느껴질 정도로 중요한 캐릭터다.하지만 그가 로마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이유를 이해한다쳐도, 눈에 띠는 묘수나 책략없이 권좌에 쉽게 다가가는것은 비약으로 보인다.또한 다소 경박스러워보이는 덴젤 워싱턴의 연기톤 또한 튀는 인상을 준다.
루시우스 역의 폴 메스칼은 조금 미스캐스팅으로 느껴졌다.폴 메스칼은 이제 막 뜨기 시작한 배우로,그의 연기를 <애프터썬>(2023/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과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2023)에서 무척 인상깊게 봤다.
그는 96년생으로 아직 젊지만,잔잔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 받았다.
리들리 스콧의 부름에 인생 최고치로 벌크업을 하고 이 영화에 올 인했지만,재능낭비라고 느껴질만큼 캐릭터의 매력이나 파워를 살리지 못했다.(일단은 각본과 연출의 문제가 가장 크겠다 ..)
결국 볼거리는 훌륭했지만, 전편이 주었던 장엄한 엔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흥없이 영화는 끝나버리고 만다.
2000년 <글래디에이터>가 명작에 반열에 오른후 올해 87세가 된 감독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마침내 24년만에 속편을 내놓았다.
감독은 "제작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속편은 위험한 작업이다. 많은 이들이 1편보다 별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고한다.
슬픈건,그의 말대로 됐다는 점이다.
얼마 전 본 <하우스 오브 구찌>(2022)에서도 서사가 영 지루해서 리들리 스콧의 영화같지 않았는데 감독이 요즘 뭔가 힘이 빠진 느낌이다.
하지만,극장에 가신다면 꼭 한번 보시길 권한다.(볼거리로)돈값은 하는 '극장용' 액션 영화다.
내맘대로 랭크 :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