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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슬픈 이방인들의 처연한 삶

by 스타맨


디즈니 플러스를 유랑하다,해외에서 입소문 난 이 영화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All of Us Strangers)가 눈에 띠어 보게되었다.넷플릭스 <리플리>에서 열연한 앤드류 스콧의 연기가 궁금해서 더 끌렸다.

여운이 깊게 남는 영화다. (우리나라에선 극장 개봉하지 않았다)


개봉 2023.12.22(미국) / (디즈니플러스 공개:2024.4.24)
감독 :앤드루 헤이그
출연 :앤드루 스콧, 폴 메스컬, 제이미 벨,클레어 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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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엄빠와 재회한 외로운 중년의 남자

런던의 한 고층아파트.이 곳에서 애덤(앤드류스콧)은 시나리오를 쓰며 홀로 살아간다. 아파트는 분양이 잘 되지 않아 27층에 사는 애덤과 , 6층에 거주하는 해리(폴 메스칼)만 입주했을 뿐이다.썰렁함을 넘어 백색소음이라도 없음 견디지 못할 정도로 적막이 가득하다. 어느 날 밤 위스키를 병째 들고온 해리가 아담의 집을 방문한다. 해리는 첫눈에 애덤이 자신과 같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아챈다.아담은 처음엔 주저하지만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해리와 점차 깊은 사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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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담은 오랜만에 고향에 갔다가 우연히 자신의 아버지(제이미 벨) 와 만난다.고향집엔 어머니(클레어 포이) 가 그를 반긴다.하지만 아담의 부모는 그가 12세때 교통사고로 숨진 상황 .아담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건지 얼떨떨하지만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기만 하다.아담은 해리와 시간을 보내면서 고향방문도 잦아진다.

그런데, 지금의 아담보다 젊은 부모는 해리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되자 온갖 걱정을 한다.아담은 세상이 바뀌었다고 설득하지만,모습만 젊을뿐 과거에 머물고 있는 엄마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젊은 외모의 부모가 자신들보다 늙은 아들에게 마치 12살 소년을 대하듯하는 모습은 기이하다.하지만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지 않은가?자식 나이가 60이 돼도 '찻길 조심해~'라고 말하는게 부모의 마음이니까.

아담은 부모가 죽은 후 더욱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들을 고백하고,아이와 함께 있었주지 못한 부모는 아담에게 미안하기만하다.그렇게... 예정된 이별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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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방인들의 처연한 삶의 이야기

애덤은 죽은 부모와 다시 헤어져야함과 동시에 해리와의 사랑도 생각지도 못한 결말을 맞는다.

이 결말의 반전은 너무도 놀랍다. 이 반전은 너무도 중요하기에 꼭 보고,나름의 해석을 붙여보시길 바란다.

영화의 제목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영어: All of Us Strangers)의 뜻은 '우리 모두는 이방인이다'쯤 되겠다.

이방인은 누굴까? 죽은 후 다시 지상의 삶에 등장한 아담의 부모일 수도 있고 소년시절 부모를 잃고 따돌림당하던 열두살의 아담일수도 있다.그리고 이,동정없는 세상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취급받는 성소수자인 중년의 아담 역시 이방인일 것이다.

아담이 사랑하게 된 해리 또한 가족 얘기를 하면서 하는 말이 있다.


나는 가족의 가장자리로 밀려났어.곧 떨어질지도 모르지.



해리는 항상 가족 안에서 겉돌았던 자신이 커밍아웃을 함으로써 이질감에 쐐기를 박았다고 얘기한다.그 얘기를 듣고 있던 아담은 슬쩍 눈물을 훔친다.

가족안에서 떠밀려나간 해리역시 이방인이며 언제 이 세상에서 떠밀려나갈지 모르는 존재인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둘이 누워서 서로를 포옹하고 있는 장면이다.서로가 서로의 전부인 순간이자,같이 있지만 같이 있는게 아닐지도 모르는 이 장면이 얼마나 슬픈지 모른다.

최근 몇년 간 본 작품 중 가장 슬픈 영화였다.

눈물이 줄줄 나는 영화가 아니라 방심하고있다 심장을 얻어맞은 기분이 드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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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스콧,최고의 연기

영드 <셜록>에서 최강 사이코 패스 '모리아티'연기로 전세계적 스타가 된 앤드루 스콧.얼마전 <리플리: 더 시리즈>에서도 소름끼치는 연기신공을 선보였다.

그런데 앤드류 스콧 연기의 화룡점정은 바로 이 영화같다.

죽은 부모와 재회하는 다 큰 아들의 이야기,게다가 모든 영화,드라마에 성소수자가 등장하지 않는 게 더 드문 시대에 게이의 슬픔을 그린 이 영화는 자칫 옛스럽고 신파처럼느껴질만한 위험성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슬픔을 심장 깊숙히 수납해둔 남자가 마침내 울컥,하고 감정을 쏟아낼 때의 그의 절제된 연기는 방구석에서 물개박수를 치고싶어질 정도다.나는 입덕부정기를 지나,이제 확실히 앤드루스콧의 팬이되어버렸다.해리 역의 폴 메스컬의 연기도 뛰어나다.폴 메스칼은 얼마전 개봉한 <글레디에이터2>에서 리들리 스콧에게 낙점된 떠오르는 스타배우다.그를 본건 전작 <애프터썬>에서였는데, 서먹서먹한 11살 딸과 터키여행을 가게 된 31살의 어설픈 아빠 연기를 섬세하게 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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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본 작가 야마다 다이치의 소설 ‘이방인들’(1987)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앤드루 헤이그 감독은 멜로 드라마인 것 같기도 하고 판타지같기도 하고,스릴러같기도 한 이 영화를 고독이 밴 듯한 푸르스름한 화면과 색감,음악 안에 훌륭하게 담았다.

지난해 영국 독립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7개 상을 받았다.

디즈니 플러스가 있다면 꼭 보시길 추천한다.영화의 여운이 길다.


내 맘대로 랭크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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