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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려되었습니다 Jan 15. 2024

가끔은 유행을 따라도 괜찮아

독감 끝에 얻은 나를 위한 시간

  이거 참.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도 아닌데 코로나 유행이면 코로나에 걸리더니 이번엔 A형 독감에 걸려버렸다. 아마도 최근에 이런 저런 일이 많아지면서 제대로 쉴 틈이 없었던 탓에 면역력이 떨어진 모양이다. 몸살기가 심해서 반나절을 꼬박 잠으로 보냈는데 누군가 헛구역질 하는 소리에 눈꺼풀이 떠졌다. 아뿔싸, 우리 강아지들 밥 먹을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니. 오직 나만 바라보고 기다리는 이 아이들을 위해 마냥 침대에서 요양만 할 순 없는 집사의 인생. 가벼운 재채기 소리만 들어도 강아지를 주의 깊게 보게 되는 이 겨울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희들에게 아픔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다.(내가 아파보니 더 그렇다.)


  아프고 나니 으슬으슬한 느낌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조금 더 본인을 살피며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나만의 생각,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진전을 보러 갔다. 이 사진전이 재밌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가의 디스크립션 때문이었다. 해당 작품을 촬영할 때의 에피소드, 작가가 느꼈던 감정, 작가의 상황 등이 적혀 있었는데 '순간과 찰나'라는 단어에 꽂혀버렸다.




  관람을 마치니 2시간쯤 지나가 있었다. 요즘 머릿속으로 생각, 생각 어떤 생각을 적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보낸 나만의 시간이 낯설지만 반갑게 느껴졌다. 독감에 걸려서 몸은 많이 아팠지만 독감 끝에 얻은 나를 위한 생각과 시간에 감사함을 느꼈다. 살아가다 가끔은 바로 앞에 놓인 것만 보게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많기에 주변을 둘러볼 아는 여유를 갖고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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