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게시물 하나를 봤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 관한 이야기였다. 배달 어플 내 달린 댓글에 맞춤법은 안 맞지만, 진심을 다해 댓글을 달았다는 이야기.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잘 챙기지 못한 노부부는 그에 대한 민원 글에 대해 ‘정말 재송하다.’는 글을 달았다. 이내 사람들은 그런 따뜻함에 ‘돈쭐내기’를 시작했다는 뉴스도 곧이어 나왔다.
선이라기 정의하긴 뭐 하지만, 선함에서 나오는 따뜻함에 나 역시 가끔 마음이 동해 후원을 할 때가 있다. 용돈 중 일부를 떼 그들의 오늘을 응원한다. 거의 대부분 선의로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번에 내 작은 용돈을 떼어낸 곳은 노부부가 운영한다는 어느 동물 보호소. 비영리에서 일을 해봤기에 나는 사실 규모가 엄청 큰 비영리에는 후원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작게 정말 선의로 운영하는 곳을 나름 조사해 후원을 하곤 한다. 후원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 물품사용 내력을 인증하는 곳.
우연히 인스타 피드에 뜬 어느 보호소 이야기. 자원봉사들이 꽤나 많았던 곳. 무더위 속 아이들이 굶고 있다는 이야기. 마음이 동했다. 이런 작은 보호소는 정말 선의로 운영되며 몇몇은 후원자에 의해 연명한다는 걸 알기에 한시적으로 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다행히 이곳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후원 계좌 내역을 투명히 공개하고 물품 후원 인증을 장하고 있는 곳이었다.
내가 치킨 한 번 안 먹을 돈이면 이곳에 있는 어떤 동물 한 마리는 한 달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거다. 아주 가끔 이렇게 선한 이들의 모습에 이끌려 선을 행한다.
‘선은 선을 낳는다.’, ‘선은 언젠가 빛을 본다.’는 그 말을 나는 믿고 싶다. 그런데 요즘 회사를 보면 여전히 나는 허상을 좇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어떤 가정교육을 받으면 저렇게 자라는지 궁금할 만큼 못된 이들이 선한 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고, 악을 뱉는 걸 보며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회사에 몇몇 악을 품은 이들이 선한 이들을 내쫓는 걸 보며 또, 마음이 무너져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이들을 보며, 또 이런 상황에서 남는 사람이 결국엔 선이라고 규정짓는 회사를 보며 마음이 아려온다.
이제 나는, 더는 선을 위해 회사에서 투쟁하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게 회사니까. 그런데 이렇게 변해가는 날 보며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이런 게 맞나, 이렇게 사는 게 가치가 있는 걸까.
그저 오늘도 사직서를 낸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일 뿐.
“당신이 선이라서, 당신이 맑아서... 당신이 틀린 게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