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 콜!!

관행이란 이름의 폐악

by 갑순이

'원래' 그래요. '원래'가 어딨어요...

발전하지 못하는 회사에서 당연하게 쓰이고 인재들의 입을 다물기 위해 쓰이는 단어가 있다.

'원래'

최근 정말 피 말리는 투쟁을 진행했다.

어쭙잖은 권력에 취해 자신 아래 날 가두고 휘두르려 했던 부장과의 전쟁 아닌 전쟁.

그는 업무로 지적하기 위해 모든 업무를 내게 쏟아댔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내가 업무를 처리하자 그는 오만 태도를 지적하다 그 조차 씨알이 먹히지 않자 내게 업무 일지 작성을 지시했다.

그 일지는 작성에만 약 한 시간 가량이 걸리는 너무나 디테일하고 숨 막히는 양식이었다.

그 카톡을 받자마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에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공직 내 존재하던 업무일지 작성도 인권침해로 폐지된 사안인데 무엇 때문에 내게 이러시는 것이냐 반문을 날렸다.

그걸 날리자마자 정말 미칠 것 같아 결국은 그 보다 윗선에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다.

"제가 일을 안 하거나, 못해서 혼나는 거면 백번 혼나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괴롭히기 위한 지시에 굴복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 생각한다."

"무엇이 문제냐."

"저번 면담을 통해 그의 그릇을 이해했고, 그가 바라는 모든 니즈를 맞추었고 업무 시간에 그가 놀아도 일에 구멍 한번 안 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문제가 무엇이냐."

최근 그가 또 열폭을 시작한 이유는 하나였다.

요즘 회사에 코로나 19로 이슈가 발생했고 그와 관련한 프로젝트 하나를 건의해 진행했다. 돈도 들지 않고 그저 품만 팔면 되는 행위였다.

결국 그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후속 프로젝트까지 요청이 들어와 진행 중이다.

그는 내 프로젝트가 성공하자마자 오만 태클과 알 수 없는 짜증을 부려왔다.

그러나 내가 이 회사에서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이유는 하나다.

'일을 하기 위해서.'

난 상사의 감정 쓰레기통을 하려고 임금을 받고 있는 게 아니다. 고로 난 그의 알 수 없는 꼬라지를 받아줄 생각도, 받아줄 마음도 없다. 내가 받아주면 그의 다음 후임은 나와 똑같이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니까.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기 싫었기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거부 의사를 표했다.

이런 전후 사정을 설명하자 우선 무슨 말인지 알겠다며, 사장님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고민하는 그에게 나는 당당히 외쳤다.

"제가 이 회사에 안 맞는다면 권고사직? 콜입니다! 근데, 저 사람도 같이 내쳐주세요. 이 회사 홍보가 정말 홍 보답 게 일하려면 저런 사람이 있어선 안됩니다."

결국 그는 판정승 K.O를 당했다. 그리고 나서 뻔뻔히 내게 하는 말.

"회사는 원래 그래요. 항상 의심하고 부장은 모든 걸 컨트롤 하는 사람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또 눈이 도는 기분이 들었다.

원래 그러면 능동형 인재는 왜 뽑는 것이며, 창의적, 주도적 교육은 왜 진행하는 것이며, 신뢰 사회니 뭐니 왜 떠들어 대는 것인가?

큰 가지를 쳐내는 건 부장의 몫이다. 그 가지에 어떤 열매를 얼마나 예쁘게, 얼마나 많이 맺게 하는지는 실무자인 내가 하는 것이다.

원래 그렇다?


원래 그런 건 없다. 매번 시행착오를 통해 고쳐나가고 치열하게 싸우며 타협해 나가는 게 민주주의고 발전 지향적인 태도 아닐까.

원래 그렇다, 어쩔 수 없다와 같은 염세주의적인 말을 달고 사는 장들은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할 수 있다. 해보겠다. 희망적인 말만 하고 살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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