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존감, 열등감 극복하기

그렇게 슴아홉

by 갑순이


"나... 사실 너 되게 싫어했어. 너무 부러워서, 내가 못가진 걸 가져서..."

타고난 예민한 성격, 나와 대조되는 둘째, 나를 여자로 보던 엄마로 인해 자존감이 꽤 낮았었다.

너무 당연하게 낮은 자존감은 열등감으로 표출됐고, 열등감은 특정인을 향해 분노로 쏟아내기 일쑤였다.

특히나 여성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어른이 되고나서 육아 심리 관련 책을 찾아보니 동성인 부모와 사이가 나쁘면 동성 친구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고 이성인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이성을 만나기 힘들다는 글귀를 본적이 있다.

항상 여성들 사이에서는 겉돌았다. 겉돌다 지치면 그냥 혼자 놀았다.

그런 경험과 시간이 쌓이면서 애초에 동성 친구를 만들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내 글에 종종 등장하는 다민이가 사실 최초의 동성 친구다.

그녀는 끈질기게 내게 집착했다.

"떡볶이 먹으러 가자."

"아니.. 나 방에 가서 쉴려고."

도망치는 그 자릴 피해 방으로 숨어 들었다.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아니... 나 군것질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밀당을 한학기 정도 이어갔다. 그러나 그녀는 지치지도 않는지 끝없이 내게 와 무엇을 함께하자 제안했다.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운 느낌에 마냥 피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제안한 술자리 참석. 당시 다른 과 남학생들과 술먹는 낙으로 하루하루를 지냈었다.

그녀는 흔쾌히 그 자리에 따라와줬고 그 이후 계속해서 술자리에 참석했다. 그렇게 점차 자연스레 내 인생에 스며들었다.

그녀와 친구를 하고 나서 내가 가진 열등감에 대해 직시할 수 있었다. 당시 나처럼 타과생인데 복수전공으로 법학을 신청해 수업을 듣는 동기가 있었다.

미친듯한 밝은 기운으로 둘러싸인, 웃는 모습이 예쁜, 엄마의 손길이 너무나 다정스레 닿아있는 게 느껴지는 그녀가 미치게 싫었다.

내게 어떤 해코지를 하지 않았음에도 그냥 싫었다. 내 생일을 챙기는 것조차 싫었다.

그런 찌질한 마음을 다민에게 토로하자, "그건 네가 가진 열등감일 뿐."으로 일축했다.

충격이었다. 열등감이 분노로 표출되는 것도 질투심에 그녀가 미친듯이 싫은 것도...

그때부터였다. 무작정 따라했다. 사랑받고 자란 듯 보이는 아이들에게 더욱 더 친근하게 굴었고, 그 아이들 옆에서 그런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다, 고맙다 말하고 별 거 아닌 거에 잘 웃고, 나누는데 멈칫 거리지 않고, 그들만의 특징을 따라했다.

정말 무작정 따라했다.

그리고 칭찬과 인정을 입에 달고 살았다.

넌 이걸 참 잘하네! 넌 이걸 참 타고 났네! 와, 멋있다.

마음 속 찌질함을 부정하며 입밖으로 내기까지 얼마나 짜증나고 내 자신이 싫었는지...

그러나 그 몇번이 반복되자 내 생각과 마음이 변했고 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변했다.

지난해 내가 미친듯이 싫어했던 그친구가 노무사가 됐고 그녀를 만났다.

그녀를 만나 언니들의 괴롭힘을 토로하며 열등감에서 비롯된 분노임을 너무 잘 안다며 나 역시 널 너무 미워했다고 고백했다.

미안하다고, 반짝거리는 네가 너무 싫었다고, 그런 니가 자꾸 내 옆으로오는 게 정말 싫어 미치는 줄 알았다고.

엄청 엄청 용기 낸 내 고백에 그녀는 "정말?? 진짜 몰랐음. 근데 나도 막 그렇게 사랑 받고 자란 건 아니야."

서로에게 진실 고백을 한 그날, 우린 새로운 점을 찍었다.

그렇게 난 29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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