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인갑다.

팔이 똑 부러졌다.

by 갑순이

한참 신나게 놀고 해먹에 누우려는 찰나 떨어졌다. 그냥 떨어질 걸 바둥거리다 난간을 팔로 내리쳤다. '뽁' 소리가 났고 힘을 줄 수 없었다.


옆에 상황을 보던 동지들은 팔이 부러진 것 같다는 내 말에 웃음을 애써 감추며 응급실을 검색했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고 응급이 아니었던 나는 5시간을 대기했다.


CT, X-RAY 결과 수술이 필요한 골절.


이건 꿈이다, 이건 현실이 아니다, 멍한 채 현실을 부정했다. 입사 2주 만에 골절이라니,,, 이렇게 첫 해고를 맛보는 건가.


응급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하라며 인근 종합병원 안내를 마지막으로 근 40여 만 원을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저 웃음뿐.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채 붕대를 감고 회사에 나갔다. 월차도 없는데 병원 간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버텼다.


그렇게 다음날, 용기 내 말했다. 병원 좀 다녀오겠다고. 흔쾌히 떨어진 허락. 통깁스를 견딜 자신이 없던 난 지역 내 유일한 방수 깁스라 불리는 배 포장지처럼 생긴 신문물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 의뢰서를 제출하고 CT, X-RAY, MRI까지 마치고 의사를 만났다. 왜 다쳤냐는 물음에 세상 부끄러움을 느끼며 해먹에서 떨어졌다 고했다.


웃었다. 그래 이렇게라도 타인에게 웃음을 줬으니 됐다. 입원과 수술 상담을 진행할 테니 나가라고 했다.


처음 알았다. 성형외과에만 상담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줄 알았더니 정형외과도 상담 선생님들이 있다는 걸.


실비 유무를 체크하고 비급여 항목에 대한 설명과 동의 절차, 그리고 병실 안내. 6인실은 없으니 2인실 쓰라는 말, 20만 원이 넘는 흉터 연고 판매 등 처음 다친 내게 치료보단 장사처럼 다가왔던 첫인상.


당장 대학병원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놈의 석고 깁스를 감내할 자신이 없어 인내했다.


그렇게 시작된 난생 첫 입원.


-2편에서 계속-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게 택배는 눈물과 땀 그리고 참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