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럽집 Jan 13. 2019

영화 <말모이> 후기, 우리네 한글 이야기.

말모이 뜻, 줄거리, 역사(설민석 강의 요약), 감상평


아버지, 근데 나 이제
'김순희' 아니고 '가네야마'래요

난 '김순희'좋은데...

영화 <말모이> 중에서


아버지(유해진)와 대화하는 어린 딸내미


영화 정보


제목: 말모이

개봉: 2019년 01월 09일

장르: 드라마(한국 근대사의 감동적인 시대극)


감독: 엄유나

주연: 유해진, 윤계상

평점: 8.9점(출처: 다음)


요약: 1940년대 일제강점기, 서울을 배경으로 한 '한글' 이야기.





영화 <말모이> 뜻 & 줄거리


극중 '조선어학회' 일원
조 선생 역 / 시인 임동익 역
시대극 포스터 / 조선어학회 사무실에서
잡지사 박훈 역 / 말모이 비밀 창고 / 주시경 역


말모이 뜻: 우리나라 각 지방 '말'을 모으다.


국어사전이 아직 정리가 안됐던 일제 강점기. 각 지방의 말을 모아서 그중 가장 적합한 단어를 '표준어'로 지정하고 각 지역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한글'이 체계적으로 정돈되어야 했었다. 그래서 그 일련의 과정을 '말모이'라 칭하고 실제 그 역사를 영화 <말모이>를 통해 관람할 수 있었다.


아내 없이 자식의 학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소매치기를 하며 아들딸을 근근이 먹여 살리는 까막눈 가장 김판수(유해진). '조선어학회'대표를 맡으며 일제강점기에 애국을 하고 있지만 친일파 아버지를 둔 금수저 류정환(윤계상). 이 둘의 만남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울리지 않는 이 두 사람이 협심하여 말을 모으는 '말모이'활동을 하게 되고, 결국 '조선어 사전'을 편찬하게 된다.


'류정환'은 은밀히 조선어학회 활동을 하던 중 중요한 자료를 '김판수'에게 소매치기당하고 마는데, 이 악연으로 까막눈 김판수가 조선어학회 일원으로 활동하는 계기가 된다. 당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으로 인한 압박이 극에 달했던 시대라서 한국어 사용이 금지되던 시대라 위험한 일이었지만, 판수는 학회 활동을 하면서 점점 '우리말'에 대해 눈을 뜨게 되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친일파가 잘 먹고 잘 살던 그때 그 시절, 조선어학회 내에서도 '내부고발자'가 생기게 되면서 조선어학회 내에서 가장 어른이었던 '조 선생'이 고문에 의해 생을 달리하게 되고, 10년간 모았던 '우리말' 자료마저 일본에 압수되고 만다. '조선어학회'는 이 일을 계기로 흔들리고, 판수마저도 자신의 아들이 강제징용에 끌려갈까 봐 학회의 일원을 포기하게 된다.


각 기방의 말들을 모아 모아 '말모이'를 통해 사전을 편찬해 내려고 했던 조선어학회 일원들은 다시 힘을 내 활동을 재개하고 판수도 각오하고 다시 감격적으로 '말모이'에 합류한다. 그만둘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한글을 배우며 '애국심'이 생긴 것이다.


영화 <말모이>는 실제 있었던 우리나라(남한과 북한 모두) 근대사의 감동적인 한글 관련 이야기. 일제시대라는 게 너무도 가혹했던 시절이지만, 실존했던 위인들과 그들의 삶, 민족애와 인간애를 두루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설민석 <말모이> 역사이야기 요약
영화 속 '조선어학회' 회의 장면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국의 문자를 사용한다.
- 국어학자 주시경(1876-1914)


이 영화는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설민석'강사 영상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설민석 강의에 따르면 실존 인물 '주시경'선생님은 생전 우리말을 모아 표준어를 채택하여 '사전'을 편찬하겠다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15년 후 '조선어학회'라는 모임이 창설되어 그 뜻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전한다.


1929년 10월 '조선어학회' 조선 사전 편찬 준비 위원회가 창설되고 1957년 '조선말 큰 사전' 총 6권이 편찬되기까지 무려 16만 4천 단어가 표준어로 정해진다. 최초 주시경 선생이 이 뜻을 품고 46년 만에 이뤄낸 감격스러운 성과였다.




감상평
복고풍 영화 포스터 /  구자영 역
조선어학회 대표 김판수 역 / 조선어학회 일원 민우철 역 /  김판수의 아들 김덕진 역


일본에 나라를 뺏겼던 1930-40년대를 그린 영화 <말모이>는 1945년 해방 직전 노략질이 극에 달했던 그 시절 어려움과 억울함을 잔인하게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자국애를 일깨워주는 소중하고 감동적인 영화이기도 했다.


한글날 다음날에 태어났지만 개인적으로 한글에 대해 딱히 '사랑'까진 느껴본 적 없었으나 영화 <말모이>라는 시대극을 보면서, 일제 강점기 그 힘든 시기에 한글을 지켜내려 했던 감동적인 일화를 보면서 '조선어학회'위인들이 새삼 존경스럽다.


특별히 감동을 받았던 장면이 있다면, 판수의 어린 딸 '김순희'가 했던 대사일 것 같다. "아버지, 근데 나 이제
'김순희' 아니고 '가네야마'래요. 난 '김순희'좋은데..."라는 대사.


우리가 우리의 한글을 고맙게 쓰고, 쓸 때마다 매번 위대하다 칭찬하며 쓰기는 쉽지 않지만 이 영화를 보게 되면서 얼마나 어렵게 '한글'이라는 우리 '자국어'가 지켜졌고, 지금까지 전해왔는지 그 소박한 소중함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운수 좋은 날>을 읽다가 감동하는 판수


까막눈이었던 김판수(유해진)가 극 중 우리나라 근대문학작품 <운수 좋은 날>을 밤새도록 읽으며 먼저 떠난 부인을 회상하며 흐느끼는 장면에선 괜히 내 눈이 그렁그렁 해졌었다. 유해진 배우가 코믹 연기로 '김판수'라는 극 중 인물을 밝게 연기하기도 하지만 이런 부분도 있어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이 장면은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삶과 없는 삶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 <말모이>는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됐던 <미스터 선샤인> 이후 시대로서 우리나라 현대사를 가늠해보기 좋았고, 현대사를 공부해 보기도 좋은 아주 유익한 영화였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꼭 지켜내려 했던 자국어 '한글'에 담긴 '민족의 영혼'과 한글에 대한 '염원'을 뜻깊게 담아낸 것 같아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다.


아주 감동적이고 유해진의 코믹 연기가 볼만한 작품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그린 북> 감동적인 실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