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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Jul 29. 2018

너 자신에게 푹 빠졌으면 좋겠어.

영화 <아이 필 프리티> /  I Feel PRETTY, 르네.

울고 있는 미녀

미녀도 이별의 슬픔으로 눈물 흘릴 때 있다.


지나친 술과 마약은 어쩌면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추락'이 두려운 도피처이다. 날씬하든 뚱뚱하든, 얼굴이 예쁘든 아니든지 간에 '자신의 대한 확신'과 '자신의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우리는 '자존감'이 필요하다.



주인공 '르네'

자신 있고 당당하게 '나'를 외칠 수 있는 '자신감', 스스로 무너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자존감'


이 영화는 뚱뚱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자괴감'에 빠져있는 '르네'의 이야기다. 첫 장면에서부터 안쓰러운 모습을 보이다, 갑자기 자신이 예뻐졌다고 착각하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 착각은 지나친 자신감으로 바뀌는데, 도리어 많은 것을 성공해간다. 결국 그동안의 실패 아닌 실패는 외모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얼굴과 몸매만 믿고 대충 하진 않아요.

모델과 '르네'
르네

"얼굴과 몸매만 믿고 대충 하지 않아요."는,

"얼굴과 몸매는 부럽지만 일은 열심히 해요."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결국 자신과 부러운 대상을 비교하면서 그 패배감을 감추고 싶은 게 아닐까.


패배했다는 생각이 들면 미친 듯이 쇼핑을 하거나 폭식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고함을 치기도 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춤이라도 추면 그 패배감에서 잠시 도망칠 수 있겠지만 결국 다시 패배감이 들었던 지점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를 반복할수록 자존감은 땅끝으로 떨어지고 우울증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위험하다. 그렇게 한 동안 허송세월 보내거나, 불필요한 돈으로 포장하려 한다 해도 녹녹지 않다.


그러다 어느 날, 얼굴과 몸매도 좋은데, 일도 대충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때는 어쩌지...




나는 네가, 자신에게 푹 빠졌으면 좋겠어.


자신의 미모에 감탄하는 르네

마음껏 '나'를 외쳐. 넌 예쁘니까!!


존경하는 상대는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나'는 불변하며 대체되지 않는 존재이다. 결국 '나' 자신에게 믿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상대방이 누구든 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남자 친구와 헤어진 여자에게 위로할 때 난 이렇게 말한다. "넌 충분히 예뻐". 길게 할 말을 간략하게 줄여서. 버벌진트의 제목처럼. 이 한 마디에 많은 마음을 담아 위로를 전한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헤어진 남자를 욕해봤자 결국 친구 마음 힘든 게 풀리진 않아서 이다. 그 사람이 어떻든 넌 네가 예쁘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그가 여자를 대하는 방법이었을 뿐이지 네가 못났다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꼭 얘기해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 친구가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하길 바란다. 누구가 위로해줘서 달라질 수 있는 거 말고 어떤 완벽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오롯이 자신의 존재를 위로 치켜세우는 자존감으로.


영화 안에서 르네는 '자기가 최고라고 믿는 여자들'에게 그녀의 말을 귀 기울이게 만든다. 모델도, 재벌도, 능력자도 모두 '르네의 자존감'에 점점 매력을 느낀다.




왜 모든 사람들이 외모만 본다고 생각해?


르네가 입사한 회사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미술심리치료를 배우면서 우울증보다 더 위험한 건, 침울해있다가 기분이 급상승했다가 다시 우울해지길 반복하는 '양극성 장애'라는 걸 알게 됐다. 자신의 부정적인 면에 집착하다가 다시 그 현실을 도피했다가, 다시 돌아와 도피했던 시간마저 후회하는 '양극성 장애'는 결국 치료나 위로가 되지 못하고 자신을 더 파괴시키고 만다.


자신의 '근사한 점'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사람은 다 저마다 매력이 있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런 말 이제 너무 평범하고 진부한 멘트가 됐지만, 매일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하며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다. "저마다 잘하는 게 있고, 매력이 있다." 분명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나를 포함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근사한 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줄 기회가 온다면 자신의 근사한 점은 없는지 먼저 물어보려 한다.


"도대체가 넌 너의 못난 거만 얘기하는데, 너도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거야. 이제 그거에 대해 얘기 좀 해줘." 




영화 정보:


제목: 아이필프리티, I feel PRETTY

장르: 코미디

배우: 에이미 슈머, 미셸 윌리엄스

감독: 에비 콘, 마크 실버스테인

개봉: 2018년

평점: 9.0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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