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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Jul 11. 2018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영화 <내 사랑> / 샐리 호킨스, 에단 호크 주연

I'd like job.
절 써주세요.

유리에 그림을 그리며 행복해하는 '모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할 때 방황을 하게 된다.


영화 <내 사랑>이라는 영화의 원제목은 Maudie, My Love. 모디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매몰차게 대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모드(샐리 호킨스)의 삶의 지지대가 되어주는 남자 에버렛(에단 호크). 둘은 보기 좋게 '낡은 양말 한 쌍'같이 서로를 의지하며 원하는 삶을 이뤄내 간다.


이 영화는 단지 '사랑'이야기만을 다루지 않아서 더 깊이 빠지게 됐다. 단순한 '성공'이나 '돈'보다 값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실패하지 않는 멋진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같이 절망하고, 같이 기뻐하게 됐었다.




행복하던 시절을 그려주고 싶어서..


영화 <내 사랑> 포스터 / 모드가 그린 고양이 그림


그림은 그리움을 그린다고 누가 그런다. 그래서 '그림'이라고 부른다.


모드는 신체적 장애가 있다. 타고난 관절염 때문에 한쪽 어깨를 목에 붙이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어렵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모드는 아픈 기억이 있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가족들이 마음대로 낳자마자 입양 보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이렇게 충격적인 일을 겪고 나면 미치거나, 성격이 파탄 나고야 말 텐데, 모드는 그 슬픔을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게 되면서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리고 '고양이'의 행복한 시절을 그려주고 싶어 한다. 자신의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났을 모습을 그리워하며 그림으로 옮기기도 한다.


사람은 어려움을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애쓴다. 모드는 그렇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모드가 그린 그림을 알아보고 구매하는 여자로 시작해 유명해지게 된다. 결국 모드라는 여자의 뒤뚱뒤뚱하고 위태위태한 걸음과도 같던 삶이 희망으로 밝아지게 된 것이다.




가난하지만.. 행복해

영화 <내 사랑> 포스터 / 꽃 그림이 가득한 모드의 집

'희망'이란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행복'이라는 걸 부러워하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영화 <내 사랑>을 보면서 남자와 여자의 '사랑'만을 보지 않고, 희망과 성취,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는 더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다. 솔직히 그림 그리는 예술적 재능이 모두에게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각자가 보유한 재능은 있을 거라고 믿게 된다. 그리고 그게 자신의 인생을 위해 결국 쓰일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모드가 자신의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성을 발견해내고, 발전해나갈 수 있었지만 그녀의 불행을 '축하'할 수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애도'할 일도 아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쓰고, 그리고 읽는 모든 이들보다 나은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꼭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몸이 '불구'라서 마음도 '불구'가 되지 않았고, 몸이 가난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가난하진 않았다. 그래서 모드에게 연민을 느꼈으면서도 결국 존경하게 된 것 같다. 실존했던 인물 '모드'가 젼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드는 가난했지만 행복한 여자였다고 생각한다.




I like you. You need me.
나는 당신이 좋아. 그리고 당신은 내가 필요해.


에버렛&모드 / 모드가 차려준 밥을 먹는 에버렛
결혼식

희망과 사랑을 꼭 분리할 필요는 없다. 둘 다 갖아도 괜찮아.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사랑하는데 그 사람은 날 단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모드는 괜찮아한다. 모드는 똑똑하다. 몸은 장애가 있을지 몰라도 정신은 전혀 장애가 없이, 어쩌면 남자보다 더 멋진 결단력이 있는 여자였다.


14시간 동안 거친 노동을 하면서 '힐링'이라는 걸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 상남자 에버렛, 그리고 장애를 이겨내면서 예술로 승화하는 모드. 영화 <내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없을 같다. 먼저 멋진 감정연기를 보여줬던 '에단 호크'와 '샐리 호킨스'가 너무 멋진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담담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거절하는 남자와, 그래도 당당하게 그 사람에게 다가가는 여자의 사랑은 결국 이뤄지고, 슬프도록 아름답게도 둘은 같이 늙어간다. 마치 낡은 양말 한 쌍처럼.


첫날밤, 아픈 다리를 기꺼이 발등 위에 올려놓게 해주는 '에버렛'


남자는 과거에 여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없었으면 내 인생이 훨씬 나았을 거야"

여자는 죽어가면서 이런 말을 한다. "당신에게 몇 마리 개가 더 있어야 해"

남자는 대답한다. "필요 없어. 당신이 있잖아."





영화 정보:


제목: 내 사랑, Maudie, My Love.

장르: 멜로/드라마

배우: 샐리 호킨스, 에단 호크

감독: 에이슬링 월쉬

개봉: 2016년

평점: 9.1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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