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매번 새로운 여행
목포 여객선터미널 쪽 어시장에 내려서 제일 먼저 해안동에 있는 '꽃게살 비빔밥'을 먹고, 그다음은 목포여중을 지나 옛 뱃사람들이 살던 언덕에 올라서 바다를 바라봤다, 그뿐인데... 왜 행복하지?
1920년대의 오래된 풍경, 강과 서해 바다. 한 5년 만인가, 아주 오랜만에 목포를 찾았다.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이라는 전시관 프로젝트 때문에 어떤 사회초년생이 캐리어를 끌고 목포역에 내린 게 10년 전 즈음. 동백꽃 필 무렵쯤 봄에 왔다가 가을 찬 바람이 이마에 3자를 그릴 때쯤 목포에서 떠났다. 그때는 인천에 두고 온 친구들과 서울에 두고 온 그 사람 때문에 목포에서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는데, 정말로 목포에서 떠나고 나서는 몇 해에 한 번씩 목포를 찾곤 한다.
아무 연고도 없던 10년 전 10개월 정도 살았던 게 인연이 되어 어디서'목포'라는 지명을 들을 때마다 괜스레 정감 가고, 괜스레 머릿속이 아늑해지는 기분이 자꾸 들어서. 아니면 목포에서 먹던 날 거에 짜고, 맵고 한 음식들에 군침이 돌아서 찾아오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나 거기서 살아봤어"라고 말하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목포는 그렇게 매번 새로운 여행지이다. 그래서 이곳을 다시 여행하며 갔던 곳을 또 가고, 아니면 살아봤으면서 안 가본 곳을 가보면서 10년 전 내보기로 했다.
목포를 두고 "나 거기 가봤어" 아닌 "나 거기 잘 알아"라고 누군가에게 목포를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누군가에게 들려줄 나의 『목포 여행』시리즈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포를 재미있게 여행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일상도 목포처럼 매일이 새로운 여행이 되어준다면 정말이지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