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론 많다고 더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 내가 산속에서 자급자족생활을 영위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내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경제적으로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회사를 다님으로써 어떤 소속감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이 있다. 내가 누구인지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00회사의 과장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아~! 그 회사에 다니시는 구나! 라고 이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지 않겠다라고 이른바 퇴사선언을 한 이후부터는 내가 가지고 있던 단어들은 모두 사라지고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같다. 원래 태어날 때처럼 이름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그 동안 회사를 다니며 자신의 경제적 가치라고 하며 회사로부터 받던 '월급'이라는 것을 받지 않게 되면서 잠정적으로 가치가 없는 사람의 상황에 맞게 된다. 물론 그 사람이 실제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받던 돈들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적 생활을 이전처럼 영위하지 못하게 되니까 흔히들 퇴사 후에 겪는 것 같다.
그 상황에서 퇴사를 하겠다는 자신의 선택마져 옳은 것인지 그 판단의 신뢰성마져 흔들리게 되는 경우를 맞이하게 되는 것 같다. 글을 쓰는 나도 그러했고, 그렇기 때문에 퇴사하면서 했던 계획들을 세웠지만 불안감으로 인해서 세웠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내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는 가치를 찾기 위해 다시 회사로 돌아갔던 생활을 되풀이했다.
더 이상 내가하는 선택이 나의 가치나 생각의 변화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남의 생각이나 판단에 의해 바뀌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