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받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무직의 상태로 집에 있는 날들이 많아져서,, 언뜻 보기에는 규칙적인 하루와는 거리가 멀겠지만 현실은 예상과는 다르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론 회사를 다닐 때처럼 시간을 딱딱 맞춰서 일정들이 줄지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우리집 강아지 '겨울이'덕분에 직업없는 무직자 혹은 구직자의 입장인 나에게도 일정이 생겨 버렸다.
그 일정은 하루에 3번 이뤄지는 '산책하기'
일어나자마자 시작하는 첫번 째 산책은 대개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까지 한다. 아침부터 많이 걷는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침 산책에서의 '겨울이'는 주변을 산책하기보다 근처에서 냄새를 맡는데 집중을 하는 시간인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맡기 시작한 자리에서는 줄을 잡아 끌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ㅎ
두 번 째 산책은 보통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 대인 3시쯤에 시작된다. 이 때는 냄새를 맡기보단 산책 즉, 걷기 그 자체에 집중을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엄마를 만나는 곳까지 가야하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는 일정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일정은 '겨울이'가 엄마를 발견하고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 끝이 난다. 안기는 순간 집에 돌아올 때까지 엄마에게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ㅎㅎ
마지막 산책은 '겨울이'가 밥을 먹고 난 후, 7시나 늦으면 8시 근처 강가를 걷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 때는 아침과 오후의 산책 특징을 모두 가진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천 근처에 난 꽃 냄새도 맡으며 그 근처에 난 길을 쫄쫄 엄마따라 걷기 때문이다.
이러한 3번의 산책 루틴이 종종 지켜지지 않을 때가 있을 때면, '겨울이'는 슬그머니 침대 위에서 산책을 데려가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세를 취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