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아침, 우리는 함께 드라이브를 떠났다. 뒷좌석엔 네가 앉아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네가 가장 좋아하는 회색 이동 가방 안에 쏙 들어가 앉아 있었다. 익숙한 가방의 안락함과 내 옆에 있다는 안심 덕분인지 너는 처음부터 얌전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작은 코가 씰룩이고, 까만 눈망울은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다는 듯 반짝였다.
처음 차에 태웠을 때는 낯선 진동과 소음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지.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네 표정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오늘은 어디 가는 거야? 신나는 데야?"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나는 창밖으로 손을 뻗어 햇살을 가르며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아무 말 없이도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라디오에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도로 위로는 초여름의 기운이 살랑거렸다. 자동차의 리듬에 맞춰 너는 가끔 눈을 감기도 했고, 또 때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같이 있어서 좋아'라는 한 마디를 담고 있었다.
잠시 신호에 멈췄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 쪽을 보는 너를 바라보며 나는 웃고 말았다. 작은 머리통, 동글동글한 눈, 그리고 무엇보다 너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는 큰 위로다.
이 드라이브는 특별한 목적지가 있는 것도, 화려한 여행도 아니었다. 단지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보다는,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이 시간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두 번째 사진 속 너는 활짝 웃고 있었다. 이제는 차 타는 걸 즐기는 너, 마치 어디든 내가 가는 길이라면 함께하겠다는 듯한 그 표정. 그 모습 하나에 내 하루는 충분히 따뜻해졌다.
사람들은 여행지의 이름을 기억하지만, 나는 오늘 너와 나눈 이 평범한 드라이브를 기억할 것이다. 이유 없는 외출, 목적 없는 길. 하지만 네가 함께였기에 그 어떤 여행보다도 소중한 순간이었다.
오늘도 너와 나란히 나눈 이 조용한 여정은 마음 깊이 새겨질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