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강아지 ‘겨울이’의 하루는 무척 단순하다. 밥을 먹고 졸리면 잔다. 그리고 사람들이 집에 돌아오면 반갑게 맞으며 산책을 나간다. 산책 중에는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냄새를 맡는다. 마치 그 냄새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긴 것처럼 집중하며, 원래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도 겨울이와 함께 걸으면 한 시간이 걸리기 일쑤다. 그 모습이 느리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쩐지 산책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 같아 오히려 부러움이 들었다.
우리는 보통 시간을 아껴 쓰는 것을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고, 잠깐의 빈틈에도 뭔가를 해내야만 시간을 잘 쓴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무엇을 했는지 또렷이 기억나는 순간은 별로 없다. 그저 바쁘게 지나간 하루, 그 속에서 내가 진짜 집중했던 순간은 얼마나 있었을까?
겨울이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을 땐 밥을 먹고, 잘 때는 잠만 자고, 산책할 땐 걷고 냄새를 맡으며 주변을 느끼는 것. 그것이야말로 시간을 가장 충실히 사용하는 방식 아닐까? 시간을 꽉 채워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쫓기듯 사는 우리에게 겨울이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지금 하고 있는 그 일 하나면 충분해.”
단순한 하루를 사는 겨울이에게서, 나는 조금 더 충만한 시간을 사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