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일기 – 나만의 흔적 남기기

by 현우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더 특별하게 내 인생을 색칠해보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취업 준비를 하는 대신, 나의 스케치북에는 한국이 아닌 낯선 곳의 색깔을 입히고 싶었다. 그렇게 떠올린 것이 ‘해외에서 살아보기’였고, 우연히 마주친 학교 게시판의 '중남미 중간 관리자 K-Move 프로그램'은 나의 그런 생각에 불을 붙였다. 아무런 주저 없이 지원했고, 스페인어를 단 한 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Buen camino!’를 외치며 면접에 나섰다. 내가 알고 있던 유일한 스페인어 한 마디였지만, 낯선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2018년 10월, 그렇게 멕시코 땅을 처음 밟았다. 처음엔 “Hola”밖에 못하는 내가 낯설었지만, 멕시코 친구들의 따뜻한 인사와 이해하려는 눈빛 덕분에 서서히 적응해갔다. 스페인어는 여전히 완벽하진 않지만, 말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주말이면 가까운 도시로 여행을 다녔다. 처음엔 10분 거리도 30분 걸려 도착하던 나였지만, 모든 게 새롭고 모든 게 낯설어도, 그래서 더 소중한 시간이었다. 또 멕시코 페스티벌에 참여해 현지 사람들과 어울려 춤추고 웃으며 ‘coreano!’라고 불리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도 했다.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과 마음껏 어울렸던 그 시간은, 나라는 사람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줬다.

누구의 아들, 어느 대학 출신이라는 수식어 대신, ‘나’라는 이름으로 살아보려 했던 선택. 멕시코에서의 그 날들은 내 인생을 가장 나답게, 생생하게 물들인 시간이었다.

해외 첫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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