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여행

by 현우

한국에 살면서 쉽게 해보지 못한 경험 중 하나는 바로 육로로 국경을 넘는 일이다. 지리적 특성과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해외로 나간다고 하면 대부분 비행기나 배를 떠올린다. 어찌 보면 한국은 외부로 나가기 위해선 항상 이동수단을 거쳐야만 하는, 커다란 성벽 혹은 섬과 같은 환경 속에 있는 셈이다.

그런 나에게 이번 여행은 낯설고도 특별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이스탄불에서 불가리아로 버스를 타고 직접 국경을 넘는 여정이었다. 단순한 거리로 보면 약 200~300km 정도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실제로 걸린 시간은 6시간이 훌쩍 넘었다. 육로로 국경을 넘는다는 것이 결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두 번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나는 터키를 떠나기 위한 출국 심사, 또 하나는 불가리아로 입국하기 위한 입국 심사였다. 이 과정은 단지 서류 확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권을 들고 직접 걸어서 심사대를 통과해야 했고, 특히 불가리아 입국심사에서는 입국 목적과 체류 기간 등을 질문받기도 했다. 낯선 언어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몇 차례나 지체되어야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은 꽤나 길게 느껴졌다.


밤 10시에 이스탄불을 떠나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 어둠 속에서 도로를 달리고,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낯선 국경을 넘는 그 여정은 마치 또 하나의 작은 여행을 완주한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단순히 도시를 옮긴 것이 아닌, 한 국가를 벗어나 다른 국가로 직접 발을 옮겨 간다는 건 색다른 의미를 남겼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이동’이란 단어에 새로운 감정을 더하게 되었다. 평소엔 당연하게만 여겼던 출입국의 개념이, 한 발짝 더 가까이 와닿았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건너는 여행과는 분명히 다른, 느리지만 국경의 경계를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여행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멕시코 일기 – 나만의 흔적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