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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 Dec 17. 2024

영화과 입시, 그 험난한 여정의 시작

인문계 고등학교 이과생이었던 내가 담임선생님께 영화과 입시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 돌아온 답은 "연기하려고?"였다. 선생님은 영화과가 존재하는지도 몰랐으며 영화과는 배우를 양성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국에서 고등학생이 자신은 앞으로 영화로 밥 벌어먹고살 것이며 영화과 입시를 준비하겠다고 했을 때 그 의견을 존중해 줄 어른이 몇이나 있을까. 


매년 1200명 내외의 입시생이 영화과 실기 시험을 치른다. 그중엔 예술고등학교, 영상 관련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며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입시를 치른 학생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외로운 길을 걸어왔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고. 내가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와 같은 결의 열정을 가지고 있던 학생은 전교에서 한 명뿐이었다. 


영화 입시 학원 수강료는 60만 원 대에 형성되어 있다. 절대 낮은 가격이 아니다. 부모님의 지원 없이 스스로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N수생에겐 부담이 되는 비용이기도 하다. 입시학원에 등록하면 무조건 합격하느냐? 그건 아니다. 학원에서도 학격자는 100명 중 10-20명뿐이다. 


그렇다면 경쟁률이 낮은가? 그것도 아니다. 인서울 4년제 영화과 중 이름 좀 날리는 학교의 경쟁률은 대부분 100:1을 넘는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몇 년. 외롭고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고 방향을 잃을 수 있다. 포기하고 싶고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왜 영화를 하고 싶어 했는지 잊을 수 있다.


그래도 영화가 좋다면, 영화과 입시를 해야겠다면 기꺼이 당신 곁에서 입시 메이트가 되어주겠다. 


지금 그 열정을 기억하고 끝까지 버텨라. 십여 군데 중 한 곳에선 당신을 필요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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