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멀리한 지 꽤 오래되었다.
인턴 시절, 어떤 책을 즐겨 읽느냐는 한 부장님의 질문에 소설책을 즐겨 읽는다고 했더니,
그것도 좋지만 시간 때우는 용이 아닌 인문학 책들을 권하시면서 이런 책들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 이후부터인가. 소설에 손을 내밀지 않았던 게.
괜히 소설책을 읽을 때면 그때의 말이 떠올라, 쉬고 싶을 때만 읽게 된 것이 소설이었다. 괜히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 말이다.
그러다 요즘, 몇몇 단편 소설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 속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마구 일렁 이게 한다.
현실에서 옆에 있을 법한 사람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풀어가는 흐름을 따라가는 게 잔잔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상상력과는 거리가 먼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세 밀히 상상할 수 있는 시간. 소설을 읽다 보면 살아보지 못한 삶들을 대신 살아낸다.
궁금하다. 작가님은 글을 쓰며 어떤 인생을 살아오셨기에, 이렇게 다양한 삶들을 세밀하게 묘 사할 수 있는 걸까. 그 공감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리고 예전에는 그냥 “좋아~ 짱이야~”라고 뭉뚱그려 표현했던 내 감정이, 이렇게 세밀하게 표현될 수도 있다는 걸 배우게 된다. 아
무런 생각 없이 읽었던 소설 속에서, 누군가가 파헤친 숨은 의미를 만날 때면, 숨결처럼 스며드는 그 의미에 캬~ 하고 어질어질하다.
숨은 의미를 전달하는 능력, 그것을 포착하는 눈. 모두 흠모하게 된다.
그들의 능력을 부러워하며, 나도 읽고, 써보려고 한다.
하다 보면 내 마음도, 내 능력도 조금씩 자라나겠지.
새삼, 자유롭게 읽고 쓰고 생각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가 올라온다.
독서와 글쓰기와 함께, 솔직하지 못한 내 마음을 그려내는 연습을,
써 내려간 마음을 꺼내어 놓는 연습을.
하나하나 쓰고, 꺼내어 놓다 보면, 내 인생도 한 권의 소설로 엮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