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일하는 것도 아니다

육아휴직하고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갔다. 회사 메신저를 꺼버렸다. 여유로워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발목을 여전히 붙잡고 있지만 생각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노력으로 성취감을 쌓고자 한다.


재활병원을 아이와 다니면서 나의 현실에 조금 더 직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픈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경제생활에 대부분 시간을 보냈던 만큼 그 이상의 영역에 무관심했다. 큰 아이의 몸이 변형이 오고 기대와 희망이 사라져 간 상태이다. 둘째와 재활병원에 다니면서 첫째 때와는 다른 마음에 허무해진다. 기대가 없는 노력이랄까. 기대가 없으니 고요하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회색빛이다.


자주 4-5시쯤 잠에서 깬다. 아이의 경기 때문일 때도 있고 내가 그냥 스스로 일어나기도 하는데 그런 날 대부분 꿈을 꾸곤 한다. 기분 나쁜 꿈.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싫었던 인간들 후회스러운 순간들을 꿈에서 무의식적으로 떠오른다. 잘 가라앉아있던 침전물이 새벽마다 내 속을 더럽힌다.


어머니는 가끔 자면서 욕을 하신다. 누군가와 매일 싸우고 울고 소리치신다. 나도 요즘 꿈속에서 주먹을 내지른다. 체육관에서 그렇게 가벼웠던 주먹은 꿈속에선 천근과 같다. 나와 인연이 끊긴 사람들에게 한 마디씩 꼭 하고 싶은데 꿈속에서도 난 답답하다.



분명 나는 휴직중이고 쉬고있는데.. 몸도 마음도 쉬고있지않다.